주제: 어린시절








꼼지락 손가락이 움직였다. 작고 오동통한 손가락이 다른 손가락을 잡았다.


“와아..”


탄성이 절로 터졌다. 작은 아이가 저들의 작은 손으로 마주잡은 손이 들어왔다. 통통한 볼을 타고 흘러내린 침을 손수건으로 닦아냈다. 두 어머니의 마음 가득 충만감이 차올랐다.


“뱌아.. 푸아..”


“마아.. 마..”


살랑이는 머리카락이 형광불빛을 받으며 반짝였다. 연한 갈색머리와 진한 금빛머리가 뽀얀 아기피부에서 흐드러졌다. 가벼운 이불자락이 아래로 흘러내렸다. 알록달록한 동물모양 잠옷이 나타났다.


찰칵


두 어머니의 눈이 마주쳤다. 숨죽여진 웃음이 키득키득 들렸다. 뽀얀 아이들의 볼이 옆으로 눌리며 튀어나왔다. 카메라가 연신 소리를 내며 사진을 찍었다.


“둘은 좋은 친구 되거에요. 그렇죠?”


“그럼요. 진해랑 달래는 좋은 친구로 평샹 갈거에요. 평생지기 되겠죠.”


곱게 휘는 눈이 아이들을 향했다. 말랑말랑한 아이들의 손이 꼬옥 붙어있었다.


*


“진해야아! 노올자!”


“달래야! 좀만 기다려! 나갈께!”


고사리 손이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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잽소 3/6 전력 60분

주제: 낮잠
컾링: 해달






매끈한 창문을 타고 햇빛이 들어왔다. 얕은 먼지가 햇빛의 곁눈질에 모습을 드러냈다. 나긋한 목재바닥 가운데 폭신한 이불이 자리잡았다. 편한 츄리닝을 입은 달래가 먼저 제 몸들을 이불 위로 던졌다.

“우아 편하다! 빨리빨리 꺼내봐봐 응?”

달래가 진해의 바지를 잡고 칭얼거렸다. 뽀얀 눈망울에 진해가 제 무릎을 굽혀 쪼그려 앉아 달래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응응 그래그래. 노트북 이번에 같이 보자. 뭐부터 볼까?”

진해마저 이불에 눕고 노트북을 꺼내 놓았다. 우웅 노트북이 시동됐다. 시동되는 노트북을 보며 달래의 눈이 더 반짝이기 시작했다. 눈에 가득 들어간 빛에 진해가 달래의 볼에 뽀뽀했다.

“에?”

벚꽃이 개화했다.

“예뻐서.”

달래가 얼굴을 살짝 붉혔다. 생글상글 웃고만 있는 진해의 얼굴에 달래가 제 입술을 내밀어 진해의 입에 눌렀다. 쪽소리가 둘의 귓를 간질였다. 대담하게 들어온 애정에 진해와 달래의 얼굴이 서서히 붉어졌다.

“으흠. 흠. 달래야.”

“응..”

발그레한 얼굴이 마주쳤다. 쪽쪽 얕은 버드키스가 이어졌다. 몽롱한 눈이 마주쳤다.

“낮, 잠 잘까..?”

낮게 가라앉은 진해의 목소리가 달래의 귀를 파고들었다. 색기 가득한 말에 달래의 피부 위로 닭살이 돋았다. 달래의 얼굴에 야살스런 미소가 걸쳐졌다.

“밤일은 밤에 하고.. 지금은 체력비축용 낮잠 잘까..?”

키들키들 장난끼 섞이고 색기 가득한 웃음이 진해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낮잠 자자.”

얕은 버드키스에 진한 감정을 담아 연달아 뽀뽀했다. 나른한 색기가 둘의 주변을 휘감았다. 노트북이 혼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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잽소 2/14 전력 60분

주제: 발렌타인데이






초콜렛이 식탁 가득 채웠다. 살랑이는 금발과 갈색 머리카락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탁탁

초콜렛 뭉텅이가 칼질 한번마다 툭툭 잘렸다. 일정하게 잘리는 진해의 초콜렛에 비해 달래의 도마에서는 들쭉날쭉하게 초콜렛이 잘렸다.

“앗!”

달래가 손을 삐끗하자 초콜렛이 앞부분만 약하게 잘렸다. 진해가 놀라 고개를 빠르게 돌렸다. 분출하는 피가 보이지 않자 안도의 숨을 내쉰 진해가 손에서 칼을 놓았다. 살짝 다가가 달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자자, 달래야. 긴장 풀어.”

“으, 으응.”

초콜렛이 투박하게 잘려나갔다.

-

달달한 초콜렛 향이 부엌을 가득 채웠다. 중탕되는 초콜렛이 말갛게 이루어졌다. 달래가 미간을 조금 찌푸리며 초콜렛에 눈을 떼지 못했다. 입술까지 뾰족히 튀어나온 모습이 진해의 눈 가득 담겼다. 진해가 얼굴을 바보같이 풀며 미소지었다. 진해가 봉지를 부스럭거리며 초콜렛 틀을 찾았다.

“헉! 지, 진해야!!”

“응? 달래야?”

“이, 이거 어떻게 해!!”

진해가 가스레인지 가까이에 향했다. 초콜렛이 형체를 일으리며 울고 있았다.

“진해야아.. 이거 어쩌지..?”

“어.. 달래야..? 이거 어쩌다가 이렇게 된거야..?”

달래가 부끄럽다는 듯 얼굴을 돌렸다. 달래의 귀가 발갛게 달아올랐다.

“으.. 그게, 사실은.. 좀 더 물처럼 하고 싶어서 초코우유를... 조금..”

진해가 어색하게 웃었다.

“아하... 응. 괜찮아 괜찮아. 다시 만들자. 도와줄께.”

진해가 해맑게 웃었다. 달래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초콜릿 향이 강하게 풍겼다.

-

흡사 뒤에서 후광이 피어오르듯 초콜렛이 반짝였다. 달래가 극과 극으로 나뉘듯 형태가 다른 초콜렛에 고개를 숙였다. 어깨가 아래로 내려가고 실망했다는 표시가 처연히 나타나는 달래의 모습에 진해가 눈을 힐끗거렸다.

“여기 쪽은 못 먹겠다..”

시무룩한 말에 진해가 애매하게 웃었다. 크게 내어지는 한숨에 진해가 배시시 웃으며 달래의 얼굴을 들어올렸다. 제 손을 달래의 볼에 얹어 붕어입을 만들었다.



진해가 달래의 입술에 제 입을 내렸다. 얕은 뽀뽀에 달래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진해가 키들키들 웃으며 제 입으로 초콜렛을 집어넣었다. 살살 녹아가는 초콜렛에 진해가 눈웃음치며 달래의 입술을 열었다. 달큰한 초콜릿이 둘의 입을 오갔다. 혀천장을 간질이고 볼 안쪽을 건드리는 혀에 달래가 진해의 옷깃을 잡았다.

“흐읏, 우웅.. 진, 하읏.”

쵹!

진해가 제 혀로 달래의 입술에 남은 초콜렛을 핥았다. 말랑하니 잔여감 남은 입 안과 달큰한 향내에 달래가 결국 피싯 웃어버렸다.

“정말이지..”

“초콜렛 맛있다. 그치?”

달래가 배시시 웃으면서 제 입 속에 초콜렛을 넣었다.

“응 맛있다. 또 먹을까?”

달래가 쌜쭉하니 웃으며 진해의 멱살을 잡아당겼다. 진해가 볼우물 잡히게 웃으며 제 얼굴을 순순히 가져갔다. 초콜렛 향이 진하게 풍기며 진해와 달래 사이를 간질이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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잽소 1/24 전력 60분

주제: 반지






밤하늘에 별이 촘촘이 박혀들어갔다. 초승달이 해맑게 웃었다. 깜빡이는 가로등 사이에 밝은 노란 머리가 제 머리를 헝클이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제 품 속을 주섬거렸다. 문득 작은 상자 하나를 꺼내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열었다. 가로등 불빛에 반지가 반짝였다. 매끈한 금속광택이 진해의 눈을 간질였다.

“으, 으어.. 다, 달래야아.. 나랑 겨, 결혼..!”

진해가 상자를 닫고 강하게 쥐고 고개를 숙였다. 달달 덜리는 몸이 수그려졌다.

“으아.. 달래야아.. 나 어떻게 하지이..”

진해가 입을 꿍얼거렸다.

우웅

진해의 핸드폰이 울렸다. 진해가 퍼득 놀라 상자를 떨어트렸다. 기겁한 진해가 팔을 퍼덕이며 상자를 잡아챘다. 진하게 한숨을 쉰 진해가 발을 빠르게 놀리며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얼굴이 밝아진 듯하면서도 어두운 진해의 얼굴 한쪽이 핸드폰 바탕화면으로 파랗게 변했다.

또리링

“어, 응. 달래야. 나 지금 가고 있어! 빨리 갈테니까 밥 지금 그릇에 푸면 안되! 알았지?”

진해가 퍼득거리며 몸을 움직였다. 바쁜 구둣소리에 달래 웃음소리가 핸드폰을 타고 흘러나왔다.

‘안 푸고 있을테니까, 얼른 와. 반찬 식으면 식은대로 먹으라고 할거야.’

“으앗! 그건 너무하잖아! 나 빨리 갈께!”

진해가 제 품 속을 꾸욱 누르며 달려나갔다.

-

드라마에서 결혼식 장면이 펼쳐졌다. 하얀 웨딩식장의 모습이 진해와 달래의 눈에 천천히 아로새겨졌다. 진해의 오른손이 꼼지락거렸다. 옅은 갈색 머리카락이 진해의 목을 간질였다. 달래의 머리가 진해의 어깨에, 진해의 머리는 달래의 머리를 괴었다. 따스히 느껴지는 서로의 체온에 진해가 달래의 손을 잡았다. 드라마 주인공이 서로를 보며 웃었다.

“달래야, 결혼하자.”

“응? 그게 ㅁ..”

진해가 반지케이스를 꺼냈다. 뚜껑까지 열어 보이는 진해의 모습에 달래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결혼하자. 원래는 더 전에 말하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말하기가 어렵더라고.. 이렇게 어정쩡하게 말하는 거 같지만 아니, 뭐라고 하는지도 못하게 횡설수설하는 거 같지만. 이거 하나만은 말할 수 있어. 나랑 결혼하자, 달래야.”

“푸후.. 그게.. 뭐야.. 이런 프로포즈가 어딨..어.”

빨갛게 변한 달래의 눈에서 눈물 한방울이 흘러내렸다. 손으로 눈물을 닦은 달래가 환하게 웃었다.

“결혼하자, 진해야.”

진해가 달래를 강하게 껴안았다. 빠르게 뛰는 심장소리가 고동을 맞춰갔다.

“빠르다.”

“응. 긴장했었으니까.”

진해가 달래의 귓가에 입을 맞췄다.

“고마워. 받아줘서.”

“나야말로, 고마워. 결혼하자고 해줘서. 먼저 말해보고 싶었는데, 내가 너에게 하는 것보다 네가 나에게 해주는 게 더 빠를 것 같았어. 그리고 지금 그랬지.”

달래가 진해의 팔을 풀더니 움직였다. 작업방으로 들어가더니 반지케이스를 꺼내 들고왔다. 서로의 손에 들린 반지케이스에 웃음이 터졌다. 애정어린 웃음이 둘을 간질였다. 서로의 반지케이스에서 반지를 꺼내며 목걸이 줄을 꺼내들었다. 서로의 손가락과 목에 맹세가 자리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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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님이랑 연성교환
주제: 밤바다





짐정리를 하다가 점점 노을지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바다 수평선으로 깔리는 홍빛에 얇은 가디건을 손에 쥐고 신발을 구겨 신었다. 짭쪼롬한 바다내음이 코로 가득 몰려왔다. 웃음소리가 귀를 스쳐갔다. 잠시 주변에 눈을 돌리다 바다를 향해 걸었다. 점점 짠내가 강해지고 파도소리가 가까워졌다. 바다가 나타났다. 붉은 해가 바다를 물들이고 있었다. 해가 저물어갔지만 아직 바다는 붉었다. 노랗고 붉은, 주홍빛을 띄는 바다가 너를 닮았다.

“하아..”

너를 꼭 닮은 색이 찬란하게 바다를 물들였다. 저처럼 너도 나를 물들였다. 느리게 저물어가는 해처럼 너도 저물었다면 좋았을 것을. 너는 어째서 그리 빨리 저버렸나. 왜그리 빨리 저버렸을까.

고등학교까지 엮였던 소꿉친구의 관계를 보다 달달하고 아릿하며 행복한 관계로 발전시킴으로서 너와 나는 행복을 만끽했었다. 앞선 시간을 보낸 것이 헛되지 않게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은 당연히 아는 것이였다. 그 뿐일까 부모님들 마저도 조금은 알고 계셨다며 인정해주셨다. 아쉬움 가득하셨지만 정말로 가족이 되었다고 하시며 웃으셨지. 나 역시 그리 느끼고 충만한 감정이 마음에 피어올랐었는데.. 네가 그리 저물지 않았다면... 너는 정말이지 그렇게 커다란 존재였고 존재이며 존재했을 거였다.

해가 사라졌다. 까만 밤하늘이 바다를 물들였다. 그래. 너 역시 저랬다. 환하게 웃던 그 얼굴이 거멓게 죽어버렸었지. 나를 보며 웃어보이던 그 얼굴도, 나에게만 보이던 색기어린 얼굴도. 아니, 네가 나에게 보이고 주었던 모든 감정, 행동들이 모두 붉게 물들며 철지난 동백꽃처럼 떨어졌었다. 그렇게 저버리는 것을 내가 모두 보았다. 그 와중에도 너는 아스라이 웃어보이며 내 걱정을 했었다. 짠내 짙은 바람이 볼을 스쳤다. 밤바다가 울렁였다. 손이 허전했다. 검고 검은 바다가 앞에 펼쳐져 있는 이 상황에서 너는 어떤 말을 했을까.

‘너랑 같이 보니까 운치있는 거 같아.’
‘다음에 또 보러오자! 그 때에는 밤바다 보면서 밤을 새는거야!’
‘진해야! 불꽃놀이 하면 예쁠 거 같아!’

너는 정말이지 내 빛이였고 내 꿈이였으며, 나의 하나뿐인 소중한 애인이였다. 아니, 애인이다. 너는 아직 나에게 있어서는 잊지 못하고 잊지 못할 내 하나뿐인 사랑이니까. 바닷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는지 볼이 차갑게 식었다. 챙겨온 가디건을 대충 꿰어입었다. 멍하니 서서 바다를 바라보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걸까. 저녁놀을 괜히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저녁놀을 보지 않았다면 밤바다를 보며 울 일은 없었을텐데. 아니. 그저 저물어가는 해를 보며 방에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점점 볼에 감각이 사라졌다. 계속 눈물이 나는지 따뜻하고 차가워짐을 반복했다. 아마 내일 일어나면 눈이 부어있겠지. 네가 봤다면 깔깔 웃으면서도 얼음을 대주었을거야. 조금씩 대어주다가 눈이 정도껏 가라앉으면 뽀뽀를 해주면서 웃었겠지. 활짝 개화한 진달래꽃처럼 너는 그리 웃었을거다. 그러면 나는 네가 흔히 말하던 개화한 벚꽃처럼 웃었을테지.

푹! 큰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손잡고 지나가던 연인 중 남자가 엉덩방아를 찐 탓이였다. 멋쩍게 웃는 그 얼굴 위로 짖궃은 웃음소리가 퍼졌다. 시원스런 웃음소리에 부루퉁한 표정의 남자가 제 애인을 잡아 넘어트렸다. 행복해 보이는 모습에 갑자기 배알이 꼴려 고개를 돌렸다.

나도 저러던 시간이 있었는데. 너와 내가, 비록 동성커플은 환영받지 못한다한들. 네가 같이 있기에 행복하던 그 시간들이 있었는데. 울컥 솟구치는 짜증에 주머니를 뒤졌다. 값 올라간 담배 한곽이 잡혔다. 열어재껴 한개피를 물었다. 하얗게 연기가 피어올랐다. 검은 밤바다에 사별한 동성애인을 둔 남자가 알콩달콩한 커플을 보고 배알이 꼴려 담배를 문다라. 하찮고 하찮은 놈아. 5년. 5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러냐. 내면이. 울부짖었다. 소꿉친구로 18년!! 애인으로 9년에 가까운 세월을!! 어떻게 5년으로 잊겠나!! 피부가 벗겨진 듯 쓰렸다. 숨을 들이마시자 벌겋게 담배가 달아올랐다. 폐 속으로 연기가 차올랐다.

손을 내려다보았다. 검은 밤바다와 뒤에서 빛을 발하는 가로등, 그 사이 애매한 밝기 속에 서있는 사람 하나. 나는 왜 이 곳에서 떠나지 못하는가. 앞이던 옆이던 가야하는데 머무르고 있을까. 물었다. 내가 잊을 수 있어? 내가 가슴에 묻을 수 있어? 과거를 지켜볼 수 있어? 내가 달래를 포기할 수 있어? 모든 질문의 답은 아니오. 나는 할 수 없다. 나는 불가능하다.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차가운 볼이 느껴졌다. 또한 눈물자욱이 선명히 느껴졌다. 나는 달래가 보고싶다. 이거 하나만은 인정할 수 있었다.

더듬거리며 목걸이를 찾았다. 얇게 이어진 줄에 달린 두개의 링을 잡았다. 깔끔하면서도 유려한 반지에 괜시리 눈이 시렸다. 이 걸 끼던 네 손가락이 생각났다. 네 손가락에 끼워줄 때 너는 발간 눈으로 웃었다. 고인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고 나는 그 볼을 감싸쥐며 달디 단 키스를 했었지. 반지에 입을 맞췄다. 앞으로 22년이 지나면 너를 잊을 수 있을까. 아니, 더이상 울지 않을 수 있을까. 27년의 인연 중 5년이 지났다. 여전히 나는 아프다. 나머지 22년이 지난다면 괜찮아질 수 있을까. 눈을 뜨고 바라본 앞은 검고 까맸다. 밤바다는 어둡고 질척였지만 그만큼 감성적이고 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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잽소 11/29 전력 60분

주제: 겨울






차가운 바람이 골목을 휘저었다. 점점 가까워지는 인영들에 바람이 눈을 빛냈다. 바람이 몸을 부풀리고 럭비공처럼 튀어갔다.

“우아.. 바람 많이 분다.”

“응, 그러게... 바람이 무슨 칼같이 옷 속으로 들어온다.”

진해와 달래가 강한 바람에 눈을 감았다. 색만 다르고 똑같이 생긴 목도리가 각자 진해와 달래의 목에 감겨져 있었다. 진해는 어두운 코트를 달래는 패딩식의 후드집업을 걸쳤다. 어두운 빛의 장갑이 달래의 손에서 빼꼼거렸다. 밤하늘이 짙게 깔려 해가 비춰지는 노을을 잡아먹어갔다. 점점 숨어가는 노을이 진해와 달래를 보고 눈을 빛냈다.

“으아.. 진짜 겨울인가봐..!”

“읏.. 그러게. 점점 더 추워진다. 어 이번년도 얼마 안남았네?”

“어, 진짜네? 언제 이렇게 됐지?”

진해와 달래가 얼마 남지 않은 날을 세어보고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똑같이 마주친 얼굴에 낮은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서로 입을 재잘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동당거리는 발걸음이 통통 튀었다.

“앗!”

신이 난 발걸음이 제 걸음에 걸려 꺽였다. 달래의 동체가 앞으로 쓰러졌다.

포옥

진해의 팔에 달래의 허리가 걸렸다.

“조심해. 넘어지면 아프잖아.”

“응. 잡아줘서 고마워, 진해야.”

달래가 땅에 두 발을 딛었다. 진해가 달래의 발등을 향했다.

“아, 정말.. 신발끈 풀렸잖아.”

“어, 진짜네? 묶어야 겠다.”

“잠시만. 묶어줄께.”

진해가 몸을 숚였다. 풀린 끈을 잡고 리본을 묶어갔다. 안그래도 발갛던 손가락이 점점 더 새빨개지자 달래의 볼이 부풀었다.

“됐다. 가자, 달래야.”

달래가 볼을 부풀리고 고개를 돌렸다. 심통난 발걸음 소리가 진해의 귓가를 간질였다.

“달래야아 왜 그렇게 골이 난거야아 응?”

진해가 생글생글 웃으며 달래의 얼굴에 얼굴을 가져갔다. 뾰족한 달래의 눈이 진해의 얼굴을 흘겼다. 달래가 진해의 손을 잡아채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손 차갑잖아, 바보야.”

달래가 걸음을 바삐 옮겼다. 주머니에 들어간 손에 의해 반쯤 끌려가던 진해가 얼굴에 미소를 한가득 담았다. 뽀르륵 달래의 곁으로 다가간 진해가 달래의 얼굴을 눈에 가득 담았다.

“걱정한거야? 내 손 차가워서?”

달래가 볼을 부풀리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진해가 달래의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몸을 뒤로 돌렸다. 진해의 왼손이 달래의 주머니에 들어갔다. 진해가 고개를 돌린 채 입을 열었다.

“달래야아 나 이 쪽 손도 차가워, 녹여주라.”

태연하고 뻔뻔한 진해의 얼굴에 달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고개까지 절레절레 저어버린 달래가 걸음을 옮겼다.

“달래야아 나 앞이 안보이니까 잘 안내해줘야돼.”

연신 키득거리는 진해의 모습에 달래가 결국 배시시 웃어버렸다. 뒤돌은 진해의 몸을 다시 되돌려 앞을 향하게 한 달래가 진해의 오른손을 쥐었다. 커진 진해의 눈에 달래가 제 왼주머니로 진해의 오른손을 넣었다. 잘게 웃은 달래가 진해의 왼손을 제 왼손으로 잡았다.

“이러면 앞도 보고 손도 따뜻하겠지?”

반짝이는 달래의 눈동자에 진해가 얼굴 가득 웃음을 지었다.

“응 그렇겠다 손 따뜻하다.”

서로에게 서로의 온기를 나눴다. 밤하늘에 잡아먹혀가던 노을이 간신히 힘을 내 진해와 달래를 비췄다. 사이좋은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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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21 수정

 

인과

 

좋아한다좋아한다좋아한다... 빼곡히 적힌 좋아한다 라는 글자에서 시작한 샤프가 쭉 뻗은 손에 갇혔다. 차근차근 시선을 올리자 고운 손으로 얼굴을 덮은 진해가 보였다.

 

"진달래. 달래야."

 

긴 손가락이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 살짝 움직이는 손이 글자를 적었다.

 

'달래가 피한다. 나를. 왜? 언제부터? 고등하교에 들어오고부터. 왜? 왜 피하지?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소꿉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는데?달래가 언제부터 피했지? 고등학교 초반은 아니였는데? 분명 같이 지냈는데? 내 눈빛을 알았나? 아니, 그럴리가 없어. 달래는 마이페이스에 둔해서 모를텐데? 그럼 뭐지. 대체 뭐 떄문.. 아, 여자애들 때문인가 여자애들이 너무 많이 붙어서.. 젠장 내가 누구 때문에 그렇게 나아지려고..'

 

띵동띵동

 

"누구지, 올 사람이 없는데."

 

벌컥 문이 열리고 진해의 눈이 점차 아래로 향했다. 조그마한 머리통, 댕그라한 두눈과 발그레한 볼까지 노오란 유치원복을 입은 달래였다.

 

"지내야? 왜 그러케 커져써?"

 

순간 멍하니 있던 진해가 눈을 크게 뜨고는 달래를 안으로 들였다.

 

"달래야, 잠깐 여행 온 거라고 생각해. 아주머니랑 아저씨는 우리 부모님과 같이 여행 가셨어. 일단 나랑 같이 있자."

 

"에? 웅. 그럼 어쩔 슈 없찌."

 

고개를 꾸닥이며 말을 하는 달래의 모습에 진해가 애써 얼굴을 돌려 감췄다. 갸웃거리는 달래의 조그마한 머리가 귀여웠다.

 

*

 

달래의 자그마한 몸이 움직이고 얼굴이 티없이 밝았다. 소파에 앉아 보는 진해의 얼굴에도 미소가 티끌 하나 없이 밝았다.

 

"달래야 이리 와봐."

 

"웅? 응."

 

종종 달래가 다가오고 달래가 서있는 키가 진해의 앉은 키보다 작았다. 휘어지는 눈꼬리와 올라가는 입까지 달래가 진해의 얼굴을 보다가 배싯 웃었다.

 

"지내 예쁘다!"

 

 

진해의 볼에 손을 얹은 달래가 볼을 쓰다듬고는 손을 내렸다. 진해가 큭큭 웃으며 달래를 무릎 위로 욜려 앉혔다.

 

 

달래의 볼에 진해의 입술이 닿고 달래의 큰 눈이 더더욱 커졌다.

 

"에, 지내야?"

 

"아아 달래 네가 너무 귀여워서."

 

"아닝데... 지내가 더 귀여워!"

 

달래가 고갯짓을 몇번 하더니 진해의 볼을 잡아 당겼다. 달래의 작은 입이 진해의 입에 살짝씩 닿았다 떨어졌다.

 

"내가 이겼찌! 지내가 더 귀여워!"

 

의기양양하게 진해를 쳐다보는 달래의 모습에 진해가 제 얼굴을 손바닥으로 가렸다.

 

"아, 정말.."

 

순간 진해의 얼굴에 음영이 어렸다.

 

"지, 지내야 왜그래? 어디 아파? 응?"

 

안절부절 못하는 달래의 행동에 진해의 입꼬리가 손에 가려진 채 말려 올라갔다. 순식간에 얼굴을 시무룩하게 봐꾼 진해가 입을 열었다.

 

"달래야, 내 첫키스였는데... 첫키스를 한 사람과 결혼해야 되는거래..."

 

"에? 진챠?! 나, 나도 첫뽀본데?! 그러묜 지내랑 겨론해야되?!"

 

"응.. 흑흑"

 

진해가 눈물을 훔치는 연기를 하자 달래가 몸을 들썩거렸다.

 

"그, 그럼 내가 지내를 채김져주께! 나한테 시집와!"

 

"으응? 정말? 나한테 달래가 시집오는 거야?"

 

"웅.. 아니, 지내가 나한ㅌ.."

 

"고마워, 달래야. 나한테 시집 와준다고 해서."

 

"우우.. 그게.."

 

어물쩍거리는 달래의 말에 선수 쳐 말하는 진해가 달래를 꼭 껴안고 달래는 갸우뚱거리다가 결국 진해를 맞서 껴안았다.

 

*

 

"흐음.. 벌써 일주일이네."

 

진해의 침대 위에 달래가 새근새근 잠이 들어있었다. 잠을 자는 달래의 모습에 진해가 빙긋 웃고는 찰칵 소리를 내며 사진을 찍었다. 흥얼거리며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고는 핸드폰 안의 사진을 지웠다.

 

"흐음.. 뽑아서 앨범에 놓은 다음에 컴퓨터도 지우는게 안전하겠지.."

 

선선히 움직이는 진해가 살짝 내려간 이불을 달래의 목까지 올려주고 방을 나섰다. 시간이 지나고 문이 열림과 동시에 시계가 5시 30분을 맞이했다.

 

 

은은한 빛과 함께 달래의 몸이 빛나며 길이가 길어졌다.

 

"달래야?"

 

"진..해?"

 

성장한 달래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진해의 얼굴을 보고는 붉어져 방을 나서려 움직였다. 달래의 팔을 붙잡은 진해가 입꼬리 올리며 웃었다.

 

"기억하는구나?"

 

"ㅁ, 뭐를 말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샐쭉하니 웃어보이는 진해의 모습에 달래가 애써 침착을 유지했다.

 

"달래 네가 나랑 결혼한다고 했잖아?"

 

"그건 네가 첫키ㅅ..합!"

 

"기억하네?"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고 쪼그려 앉는 달래의 모습에 진해가 키득키득 웃으면서 손을 잡으며 일으켜 세웠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며 달래의 머리카락에 진해의 입술이 닿았다.

 

"머리카락 키스의 의미는 사모. 달래야, 진달래"

 

달래의 얼굴이 멍하니 초점이 없다가 붉어졌다. 진해가 달래의 몸을 끌어안고 달래가 붉은 귀를 진해의 품 속에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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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21 수정

 

해달 관찰지 - 도토리

 

내 이름은 도토리. 아울고의 1학년 생이다. 좋아하는 것은 만화와 게임. 분류 상으로는 음지에 속하는 것을 좋아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감상뿐이였지만 날이 갈수록 갈증은 어쩔 수 없었고 스스로 연성러가 되었다. 그리고 학교에 와서 엄청난 케미의 우물을 보게되었다. 무려 소. 꿉. 친. 구. 학교의 왕자님이라 칭해지는 진해와 소심하지만 대쪽같은 진달래가 주인공이다.

 

*

 

사실 진달래 그 녀석이 나에게 고백을 했을 땐 어이가 없었다. 진해가 얼마나 그 녀석에게 공을 들이는지가 보였기 때문이였다. 고백 당하고 얼마간은 진해 녀석에게 눈초리를 받았다. 그럴거면 확 고백이나 하지! 쳇. 너무 앞서 나간거 같다. 달래는 친구로만 보고 있는 것 같았는데. 뭐 그럴수록 진해집착의 연성물은 날이 갈수록 깊어졌다. 후후후후

 

*

 

고백 당한지 한 사개월정도가 지났다. 왠지 달래가 이상하다. 스스로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진해와 가까이 있으면 몸이 쩡하고 굳는다. 아무리 봐도 진해 녀석이 달래를 꼬시는게 꽤나 진행이 된 것같다. 앗! 진해랑 눈 마주쳤다! 헐 저 녀석 나보고 웃었어! 아무래도 저 놈 저거 수상하다!

 

*

 

풋풋하다! 흐뭇하다! 엄마미소가 지어진다! 마지텐시이이이!!! 달래 진짜 대단하다. 진해를 보고 웃었는데 진해녀석 귀가 빨개졌다. 달래는 그도 모르고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진해 귀가 더 빨개졌다. 역시 해달은 귀엽다! 그래도 진해흑막은 버릴 수가 없다. 고퀄연성물에 해달을 대입하니까 씹덕사를 할 거 같다.

 

*

 

으억 멘탈이 깨졌다. 해달 녀석들은 학교 뒤 쪽의 생태숲에서 밥을 먹는데 그 곳은 학교 옥상이 명당이다. 학교 옥상에서 밥을 먹으면서 보고있었는데 해달이 키스했다! 영감이 번뜩 떠오르면서 계속 보고있었는데 진해랑 눈이 마주쳤다. 진해 놈 눈이 완전 휘어졌다... 그리고 방과 후에 잡혀서... 연성물 다 뺏겼다... 게다가 그 놈이 인터넷 필명 부르고는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했다... 달달물 더 달라고까지.. 요구까지 했다!!! 집착물이나 얀데레물도 잘 본다고 은근슬쩍 요구했다. 목에 개목줄이 채워진 기분이 무지막지하게 든다...

 

*

 

달래가 조금 달라졌다. 왠지 좀 더 티내는 것 같다. 그러면서 눈초리가 많이 닿는다. 진해 눈초리가 많이 사납다. 찢어지기 일보직전이다.. 진해집착 연성물이 사실이 될 것같은 느낌이 든다.

 

*

 

아무래도 진해집착만이 아니였다보다. 달래 은근히 집착이 강하다. 진해가 학교의 왕자님이라는 둥 타이틀도 있고 인기도 있다보니 질투가 나나보다. 모에사할 것 같다. 해달은 서로서로가 집착하는 것도 보기 좋은 것 같다. 연성이다, 도토리!!!

 

*

 

동지를 찾았다. 다른반 아이였다. 그 녀석은 축구부를 연성 중이라고 했다. 시우와 유이랬던가, 우유커플이라고 했다. 연성물을 보고 격하게 포옹했다. 해달도 마음에 들었는지 연성물을 보고 비틀거렸다. 서로 취향저격을 당해버렷다. 알고보니 튼튼공 연약수를 연성하는 녀석이였다. 진해녀석에게 걸리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이미 진해 녀석이 복도에서 창문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고 녀석이 웃었다. 신은 없어...

 

*

 

진해에게 털렸나보다. 추욱 처져있다. 스스로 연성 중이던 해달을 뺏겼단다. 진해가 보모로 달래가 연약한 아이로 나오는 연성으로 외국에서 알콩달콩 연애하는 거라고 했는데 한 번 가져가서 보고는 옳다거니 하면서 잘부탁한다고 했단다. 다른 의미의 동지가 생겼다.

 

*

 

더 쓸게 없다. 아무래도 학교에서는 친구 이상으로 스킨쉽하지 말자고 입을 맞췄나보다. 초반에는 잘 보이던 스킨쉽이 지금에 와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서로 보는 눈이 얼마가 징글맞은지 몸에 닭살이 돋았다. 우유 애들은 아무래도 운동부랑 매니저라 스킨쉽이 많다고 헤벌레 하던데 해달도 스킨쉽 해줬으면 좋겠다... 끙 이만 관찰을 끝내야 겠다. 그래도 지금까지 적은 것들을 토대로 연성 해야겠다. 힘내자.

 

-

 

토리가 공책을 덮었다. 기지개를 쭈욱 피더니 고개를 오른쪽 왼쪽으로 돌렸다.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 밖으로 걸어나갔다. 서로 떠드는 아이들의 무관심 속 달래의 눈이 묘하게 빛났다. 가만가만 움직여 달래가 교실을 나가고 달래의 입이 틀어올려졌다.

 

"해달커플이라.. 달해커플은 안되려나? 진해는 내꺼야. 아무도 안 줘."

 

멀리서 진해의 손이 올라가고 달래의 얼굴이 풀어지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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