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문장 앞 or 뒤 레셔 
리에야쿠 뒤





 야쿠가 부드럽게 웃었다. 울쌍을 하며 코즈메를 졸졸 쫒는 하이바를 눈으로 쫒았다. 말랑한 볼이 붉었다. 쭈욱 드링크통을 눌러 드링크를 마셨다. 그냥저냥 똑같이 달릴 거 달린, 시큼한 땀냄새 나는 고교 1학년일 뿐인데 야쿠의 눈은 하이바를 쫒았다. 뜨끈한 열이 볼에 몰리자 손바닥으로 강하게 내리쳤다. 찰진 소리가 크게 울리자 동그란 눈들이 몰렸다. 

 “야쿠선배!” 

 “어이 야쿠. 괜찮냐?” 

 “야쿠씨!!” 

 “호들갑 떨지마. 그냥 정신이 산만해서 그런거니까.” 

 손자국이 날 듯 발갛게 올라오는 볼에 슬슬 손등으로 문질렀다. 체육관 등에 눈이 반짝였다. 



 킁킁 밤공기에 매연냄새가 섞였다. 와글와글 10대 청소년들의 방과 후 하교길은 시끄러웠다. 저마다 군것질거리를 하나씩 입에 물고 생글생글 웃었다. 

“야쿠씨이! 야쿠씨는 뭐 먹을 때도 귀엽네요!” 

한심함 가득한 시선들이 하이바를 찔렀다. 야쿠가 얼굴을 찌푸리며 다리를 들어올리자 하이바가 큰 몸을 구기며 뒤로 물러섰다. 

“야야야야야쿠씨이??!!” 

잔뜩 구겨진 얼굴로 하이바를 쳐다보던 야쿠가 다리를 내리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 됐어. 내일 리시브 2배니까 리에프. 나 먼저 간다.” 

“에엑?! 야쿠씨!! 2배요?! 아아안돼요오!! 야ㅋ.. 퀣!” 

쿠로오와 이누오카가 각자 하이바의 입과 팔을 붙잡았다. 길쭉한 덩치가 구겨지듯 잡힌 모습에 야쿠가 푸핫 튀어나오는 웃음을 짓고는 길을 걸었다. 뒷모습을 하이바가 빤히 쳐다보았다. 눈동자가 세로로 길쭉해져 있었다. 



 “아아 정말. 어쩌다가 좋아하게 된 건지 모르겠네.” 

 야쿠가 제 머리카락을 슬슬 헝클였다. 북슬북슬 흔들리는 머리카락 속으로 퐁퐁 하이바가 나타났다. 해맑게 웃는 얼굴이 나타나자 야쿠가 신경질적으로 팔을 휘둘렀다. 붉은 얼굴을 한 채 입술을 삐죽였다. 

 “좋아해 리에프.” 

가만히 멈춰있더니 방방 뛰었다. 발을 동동 구르며 빨간 제 귀를 손으로 덮었다. 푸욱 한숨이 터져나왔다. 

 “물론 이런 말은 절대로 입 밖에 내놓지 못하겠지만.” 

 씁쓸하게 웃은 야쿠가 제 발걸음을 재촉했다. 꿈뻑꿈뻑 가로등이 늘어졌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