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비어님 심해어들 을 제 문체로 바꿔 썼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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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두근 두근 두 근 이 것이 아니라면

혹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이 아닐까.

야마구치 타다시는 심장이 뛰는 것을 알 수가 없었다. 항상 머리로는 차분해야 한다고 되뇌면서도 이런 생각의 근본부터 차분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걱정하지 않도록 나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라고 말하는 것처럼 생각을 이었다. 현재 해야할 것. 처음 쉴 수 있는 곳을 찾는다. 두, ㅅ 죽지 않는다 죽지 않는다 죽지 않아 죽지 않아 숨. 을 쉬면 죽지 않아. 숨을 쉰다 숨을 쉰. 막혔다. 숨이 막혔다. 진공상태에 들은 것처럼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진공상태도 아니었고 숨을 쉬어야 했다. 숨을 들이마셨다. 들이켜선 안 되었음에도 들이켰다. 쉽게 숨을 헐떡였다. 주변에 숨겨야 한다는 것을 생각할 여를 없이 야마구치 타다시는 숨을 쉬어야 했다. 숨을 들이쉬고 들이쉬고 들이쉬고 들이쉬고 들이쉬고 들이쉬고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생리적으로 맺힌 눈물 속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깊은 바다를 생각했다. 만약 깊은 바다에 잠긴다면, 아니. 깊은 바다에 사는 심해어가 뭍으로 나온다면 야마구치 타다시처럼 한껏 발버둥 치고 숨을 쉬려 발악했을 거라 생각했다. 흐린 눈으로 시야를 확인했다. 도드라지는 시각적으로 길고 노란 것. 그리고 것들. 사람. 사람들. 걱정하면, 들이켠 공기가 아프고 짜 폐를 찔렀다. 폐인가 기관지인가. 차라리 기절한다면 편할 것을 이라 생각하며 입으로는 걱정하지 마세요 라고 말하려 했다. 안정하도록 괜찮아 까지, 괜찮지 않다. 괜찮지 않다. 아파. 아파. 아파. 숨. 괜찮. 아파. 살려. 살려주세요. 아파. 아파. 아파. 살려, 살려줘.
무언가 감싸졌다. 야마구치 타다시는 이 것이 올바른 것이라 알고 있었다. 그렇다 한들 숨이 부족한 것은 틀림없었다. 숨을 쉬어야 했다. 가장 익숙한 목소리를 어눌하게 인지했다. 알고 있는 것. 알고 있어. 살려줘. 도와줘. 뭍에선 숨을 쉴 수가 없다.

열넷의 누군갈 구한 것처럼.



숨 쉴 수 없었다. 밤늦게까지 숙제를 하느라 잠이 부족해서 일 수도 있다. 혹은 중간고사 성적에 대한 부모의 유독 차가운 말 때문일지도 모른다. 학교에 늦으면 필히 부모의 꾸중을 들을 테다.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아니, 아직 괜찮을 거다. 빨리 정신을 차리면 된다. 늦지 않는다. 아직 츠키시마에게 답장하지 못했다. 미안해. 곧 괜찮아질거야.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천천히 숨을 내쉬면 된다.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ㄷ. 괜찮지 않다. 순식간에 억눌리고 압도당했다. 무섭다.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살려주세요. 그 단 한마디마저 나오지 못한 채 꺽꺽거렸다. 현관바닥의 차가운 냉기마저 느끼지 못하고 위에서 억눌리 듯 통증이 일었다. 물고기가 안온한 바다에서 공기 중으로 나온 듯 펄떡이며 숨을 갈망했다.
야마구치 타다시는 공기 중에서 익사하는 중이었다.
아주 작은 온기마저 없는 곳에서 뿌옇게 흐려졌다. 정신을 잃는 것과 달랐다. 차라리 그 것이 나았다. 육체에 휩쓸리는 중이었다. 숨을 쉬고 쉬고 쉬고 쉬었음에도 숨이 부족했다. 키가 자랐음에도 숨을 담기엔 부족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줘. 살려줘. 살려줘. 바닥을 애써 기었다. 괜찮아 라는 말 따위는 도움 되지 않는다. 사실을 인지했다. 아무도 없었고 없으며 없을 것인 이곳엔 오롯이 혼자였다. 야마구치 타다시라는 개체 혼자 받아내고 인내해야 할 일이었다. 후에 죽을 거라는 무서운 공포가 닥쳐와도 홀로 감내해야 할 것을 알기에, 앞으로 얼마나 이어지고 얼마나 수많을지를 알기에 더더욱 비참했다.

현관은 어두웠다. 시야라기보다 위치적으로 빛이 적은 곳이었다. 그랬기에 더더욱 환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현관문은 열렸고 아침 햇살이 들어왔다. 부모일 리는 없다. 시간도 시간이었고 그들이라기엔 조심스러웠다. 얼핏 소리를 들은 느낌이 있었지만 그럴 리 없다. 이토록 무섭고 아프고 외로운 상태이기에 환청과 환각을 보는 거라고 여길 수 있었다. 어쩌면 주마등일지도 모른다. 죽을 때 주마등을 본다고 들었으니 그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몰랐다. 금색으로 물들었다. 작은 온기가 따뜻했고 몸이 흔들리는 감촉을 느꼈다. 숨이 부족했다. 숨을 들이켜고 들이켜고 들이켜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금색이 내려왔다.


야마구치 타다시의 세계가 회전했다. 그제야 인식할 수 있었다.


츠키시마 케이가 정석의 인공호흡을 한 건 아니었다. 키스도 아니었다. 그저 단순히 숨과 숨을 교환해 호흡한 것. 종이봉투나 비닐을 이용한 것과 같은 그런 것이었다. 그럼에도 야마구치 타다시라는 개체는 인식했다. 붉은 아가미로 생그러운 물이 가득 올라 차고 바스러지던 세계 사이로 따스한 온기가 품을 가득 데우고 끌어안은 것을.

바다가 생겨났다.
받지 못했던 것을 받았다.
최초의 호흡이었다.





츠키시마 케이가 야마구치 타다시의 얼굴을 덮었다. 둥글게 만든 손으로 코와 입을 감싼 것이었다.

“누구든 종이봉투, 비닐도. 아니 뭐든 좋으니까, 부탁드립니다.”

츠키시마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을 본 이는 드물었다. 그것을 본 사람은 츠키시마의 품 안에서 숨을 쉬기 위해 꺽꺽였다. 사람이 익사하는 것을 보는 것 같았다. 공포인지 두려움인지 혐오인지 모를 감정이 섞였다. 걱정보다 크게 감도는 죽음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과 도망치고 싶은 감정 사이의 혼란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스가와라인가 히나타인가 그것조차 모를 만큼 츠키시마는 야마구치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야마구치. 괜찮아. 정신 차려. 야마구치. 야마구치. 야마구치. 진정해. 야마구치. 야마구치. 괜찮아. 야마구치.”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야마구치를 껴안고 등을 쓸었다. 계속 말을 걸었다.

“야마구치. 진정해. 괜찮아. 숨 쉬어. 천천히. 야마구치. 얕게 쉬어. 깊게 쉬지 마. 야마구치. 야마구치. 내 말 들려? 괜찮아. 괜찮아.”

야마구치 타다시를 진정시키기보다 츠키시마 케이를 진정시키는 것에 가까웠다. 침착하지 못한 채 야마구치의 손 위에 손을 다시금 겹쳤다. 마디마디가 하얗게 질린 손을 마찬가지로 하얗게 질린 손으로 쥐며 말을 걸었다. 야마구치의 의식을 어떻게든 잡으려 노력했다. 야마구치의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드는 것을 천천히 피며 깍지꼈다.



우카이도 타케다도 오래 걸린다. 구급차는 소용이 없을 거다. 짧디짧은 시간이 길어 츠키시마는 불안했다. 알고 있는 모든 것 중에서 종이봉투가 한계였다. 현재 야마구치 타다시의 상태를 몰랐다. 츠키시마 케이는 무지하고 무력했다. 자신을 향해 차오르는 혐오감에 야마구치를 더욱 강하게 잡았다. 애써 숨을 절제하며 야마구치의 호흡기를 손으로 감쌌다. 숨이 손바닥에 닿았다. 와중에 철제난간을 만진 손에서 쇠 냄새가 날까 걱정했다. 숨을 쉬려는 간절함이 손목을 쥐는 데도 쓰잘데기 없는 걱정이 튀어나간 것에 혐오했다. 야마구치의 손은 차갑고 따스했다. 야마구치의 몸을 자신에게 기대게 했다. 야마구치는 숨을 쉬기 위해 노력했다. 츠키시마의 손 위로 손을 눌렀다. 몸을 웅크리는 야마구치를 따라 츠키시마가 움직였다. 맞닿은 몸으로 야마구치의 상황을 느낄 수 있었다. 심장은 느린 것도 빠른 것도 느껴졌다. 분명한 건 츠키시마 케이의 심장은 그보다 빨랐다.


츠키시마는 야마구치와 부실로 향했다. 조금 어두우며 조용한 곳이 필요했다. 침착하기 위해 노력했다. 츠키시마는 최대한 사와무라와 스가와라에게 설명하려 노력했다. 두 명은 어른이 오기 전까지 야마구치를 츠키시마에게 맡겼다. 기실 맡기기보다는 츠키시마를 살피고 수긍했을 뿐이었다. 처음부터 그 두 명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누구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고 압도당한 것뿐이었다.
야마구치의 등이 캐비닛에 기대어졌다. 야마구치의 손이 뻗어졌다. 츠키시마가 숨을 크게 마셨다. 몸을 낮추었다. 힘 하나 없이 기댄 야마구치의 눈에 초점이 있는지 없는지 츠키시마는 알 수 없었다. 단지 입술을 붙였다. 입술이 부드럽고 따스한 것에 대해 츠키시마는 생각을 이어도 안 되었고 생각해서도 안 되었다. 그저 이것으로 야마구치가 숨을 쉬게 해야 한다는 것만 생각해야 했다. 과호흡 상대에게 이것은 효과적이다. 정확히는 과호흡의 야마구치에게. 거리낌 같은 건 없다. 그래야 한다. 두근거리는 소리가 귀로 들리는 것은 그저 야마구치의 안위에 대한 것뿐이었다. 폐가 터질 만큼 길고 커다란 숨을 야마구치에게 불어넣었다.
안온한 바다가 차올랐다.


천천히 숨이 되돌아오는 야마구치가 숨을 내쉬었다.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처럼 헐떡이지 않았다. 츠키시마 케이로서는 야마구치 타다시가 바다로 돌아간 것인지 바다에서 꺼내진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야마구치의 초점이 조금씩 돌아오고 무언가 말할 것처럼 입을 열었다. 다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숨을 가득 들이마셨다.

가볍게 야마구치의 턱을 잡아 올렸다. 작게 벌어진 입에 입을 맞췄다. 고개를 살짝 틀고 입술을 제대로 맞물렸다. 야마구치 타다시는 이제 숨을 쉴 수 있었다.

그 때야 츠키시마 케이는 온전히 숨 쉬었다.

크게. 숨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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