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월 8일 토요일 헤테로 판매전 샘플입니다.

1차 창작 헤테로 소설 회지입니다.

소드마스터 맹수 공작님과 곰 같은 토끼 순박한 평민의 로맨스 코미디입니다.

작년 8월 모두의 온리 발행한 회지로 남은 재고만 가지고 갑니다.

 

 

 

 

 

↓샘플 (각 장면은 이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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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레티아 제국의 서쪽 흔히들 몬스터 산이라 불리는 거대한 산맥이 줄지어 굽이굽이 이루어진 곳으로 수많은 욕망이 모이는 곳이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갑옷 부딪치는 소리가 산 주변을 천천히 울리기 시작했다. 위로 솟구친 깃발은 태양과 드래곤을 형상화한 인장이 박혀 바람에 펄럭였다.

 

“군영을 갖춘다!”

 

뿌우우우우

 

뿔피리가 길게 이어지고 부산스러운 움직임과 함께 천막이 세워지며 서서히 군영이 지어졌다. 유독 크고 위로 빨간 깃이 달린 천막이 사람을 불러 모았다.

 

“이번 출정 역시 작년과 같다. 많은 몬스터를 사살하고 다치지 않으면 된다. 항시 긴장하고 죽은 몬스터라 해도 확인사살 하라. 몬스터 산의 몬스터는 충분히 영악하고 충분히 간악하며 충분히 잔혹하다.”

 

로벨리시아 공작이 단언했다. 기사단장들이 말없이 고개 숙였다.

 

“그럼 됐다. 가서 처음 파병 나온 신병처럼 긴장하라고 전하도록.”

 

로벨리시아 공작이 자리에서 일어나 천막을 나섰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천천히 숨을 몰아 내쉬는 소리가 천막에 뭉쳤다.

 

“휴.. 역시 공작님이라니까.”

 

“어휴 갑갑해서 죽는 줄 알았네.”

 

“아주 적어도 중상자는 나오니 하시는 말씀이시지.”

 

“그야 알지만 하는 소리 아니요.”

 

“뭐 공작님께서 저리 든든하시니 이렇게 소수의 인원으로도 몬스터 산을 오르는 것 아닌가.”

 

“공작님께서 소드마스터이신데 뭘. 작년에도 보았지만 소드마스터라는 건 정말 대단하다니까.”

 

“모두 아시다싶이 공작님이시지 않습니까.”

 

저절로 끄덕여지는 고개에 모인 이들이 헛하게 웃음을 흘렸다.

 

“어서 돌아가게. 만일 공작님께서 아셨다간 실전같은 대련으로 우리를 또 몇 시간이고 흙바닥에 굴리실 테니.”

 

“그 것만 생각하면 나는 팔다리가 욱신거리고 예전에 찢어진 옆구리가 너무 아프더라.”

 

부르르 떨며 기사가 팔을 감싸자 옆에 있던 기사가 고개를 저었다.

 

“그거야 네가 단장님하고 이야기하던 걸 들켜서 그런 거 아닌가.”

 

“음.. 그건 그렇지만?”

 

낄낄 웃는 기사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눈가의 주름이 깊게 패인 이가 탁자를 툭툭 두드려 시선을 모았다.

 

“어서 돌아가 정비하는 것이 좋겠네. 어서 끝내고 돌아가실 생각이실 것이 뻔하네. 물론 나 역시 그러하니 어서 엉덩이 발로 차기 전에 의자에서 떼어내게나.”

 

대놓고 나온 본심에 기사들이 얼른 엉덩이를 의자에서 떼어 천막 밖으로 향했다. 후다닥 떠나는 꼴을 보며 껄껄 웃었다.

 

“하여간 공작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런지.”

 

“어떻게 생각하긴. 징글징글하다고 생각하지.”

 

툭 튀어나온 말과 함께 기사의 육중한 몸이 위로 솟았다.

 

“아이고 공작님! 이 늙은이 심장 떨어지겠습니다!”

 

“아침마다 단원들 흙바닥에 굴리는 게 누군데 그런 말을 하지.”

 

기사가 머쓱하게 뒷머리를 향해 손을 올리다가 화통하게 웃었다.

 

“허허! 저도 어서 녀석들에게 가보겠습니다, 공작님!”

 

뒤꽁무니가 보이지도 않게 사라지는 모습을 공작이 빤히 바라보았다.

 

“월급을 까야겠군.”

 

천막의 앉아있던 면면들을 생각하며 공작이 중얼거렸다.

 

 

(이어지지 않습니다.)

 

 

 

뻣뻣하게 굳은 세인이 눈만 깜빡이며 앞을 바라보았다. 좌우로 붙은 시종들이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커다란 전신거울로 뻣뻣한 세인의 몸이 화려한 정복을 입고 시중을 받았다.

 

“음.. 좋아. 역시 괜찮네.”

 

모코모코 가죽으로 만든 소파에 등을 기대며 앉은 루벨린이 박수쳤다. 빠르게 좌우로 물러나는 시종들이 세인을 루벨린과 마주보게 돌려 세웠다. 노릇노릇한 피부와 순박한 얼굴은 잔뜩 관리 받아 윤기가 흐르고 까만 머리카락은 빛을 받아 반짝이며 곱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번 옷도 구매하도록 하지. 다음 옷 준비하게.”

 

“예. 이번이 마지막 옷입니다, 공작님.”

 

루벨린의 옆에 서있던 이가 고개를 숙였다.

 

“모두 움직이도록. 마지막 옷을 입혀드려.”

 

순식간에 시종들의 손에 이끌려 세인이 옆방으로 사라졌다. 흔들리는 동공이 루벨린을 바라보다가 사라졌다.

 

“귀엽지.”

 

루벨린이 킥킥 웃었다.

 

“귀엽네. 어디서 주워온 거야.”

 

흘끗 제 옆의 의상 디자이너를 바라보았다. 두꺼운 안경을 쓰고 머리를 위로 높게 묶은 디자이너는 데굴데굴 눈을 굴렸다.

 

“나한테 좀 빌,”

 

“안 돼. 절대로.”

 

고개를 완전히 돌려 루벨린을 바라보았다. 태연한 얼굴로 들어갔던 문만 바라보는 루벨린이 입을 열었다.

 

“언제는 내가 뮤즈라고 하지 않았나. 하아.. 그 때는 정말 얼마나 귀찮았는데. 내 나이가 조금만 더 있었어도 절대로 허락 안 해줬을,”

 

“거짓말 하지 말지. 나랑 신나서 온갖 거리를 꼬리에 불 붙은 타타쿠처럼 날뛰고 다녔으면서.”

 

어이없다는 눈을 확인하고는 루벨린이 큭큭 웃었다.

 

“아, 이거 참. 그래도 안 돼는 건 안 돼. 절대로.”

 

속눈썹이 팔랑이고 두꺼운 안경알로 녹빛을 띄는 눈이 의문을 품었다. 굳게 닫혀있던 입이 입술을 핥았다.

 

“이유는? 처음 보는데.”

 

다시금 등을 소파 위로 깊게 기대며 성글게 묶어 삐져나온 머리카락을 크게 뒤로 넘겼다.

 

“하나, 아무도 쉽게 보여주고 싶지 않으니까. 둘, 내 안에서 좋은 것만 주고 싶으니까. 셋, 너한테 가면 고생할 테니까. 넷, 내가 좋아하고 있으니까. 다섯, 나온 의류가 팔려서 누가 입고 있다는 걸 생각만 해,”

 

“그만해.”

 

질색하는 얼굴을 보며 방긋방긋 웃었다.

 

“원하면 앞으로 말하지 말던가.”

 

잔뜩 찌그러진 얼굴과 태평한 얼굴이 교차되었다. 안경을 빼고 가슴주머니에서 뺀 손수건으로 벅벅 안경을 문질렀다.

 

“예전에 나랑 같이 혼인? 그걸 왜 하지? 하던 루벨린 어디 갔나 모르겠네. 뭐 알 바 아니지만. 아쉽지만 포기하고.. 근데 너 저번에도 나 부르고 이번에도 나 불렀잖아. 앞으로도 계속 나 부를 거 아,”

부드럽게 문이 열리고 엉거주춤 걸어 나오는 세인이 팔다리를 같이 내밀었다. 몇 번이고 세인은 나올 때면 팔다리를 같이 내밀었다. 그런 세인이 귀여워 루벨린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공작 신분의 루벨린이 말을 하지 않으니 다른 이들은 언급할 수 없었다.

 

“고, 공작니이이임...”

 

개미가 속삭이듯 튀어나온 말은 루벨린이 쉬이 포착했다.

 

 

 

(이어지지 않습니다.)

 

폐하! 어디 가세요! -외전입니다-

 

 

화려한 금적발이 풀숲 사이에서 튀어나왔다. 얼굴과 몸 곳곳에는 흙이 묻고 반짝이는 금적발 위에는 나뭇잎이 붙어있었다.

 

“흠. 아무래도 속은 느낌이 드는데.. 하여간에 아바마마는 어마마마가 없으면 여엉 여어어엉! 믿으면 안 된다니까.. 돌아가야 하,”

 

붉은 홍안에 보드라운 갈색이 들었다. 갈색 머리카락이 어깨에 닿을 듯 살랑이고 단정하고 고급스러운 의상이 눈을 빛냈다. 커다래진 눈이 뒤를 쫒고 단정한 몸이 뒤로 돌았다. 선명한 녹빛 눈과 마주쳤다.

 

“아.”

 

허리를 숙여 인사하려는 듯 행동을 보이기도 전에 후다닥 달려나갔다. 뽀얀 볼이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이름이 뭐야?”

 

비슷한 키와 체격으로 눈을 마주보았다. 반짝이는 붉은 눈이 침착한 초록빛 눈을 아로새겼다.

 

“그,”

 

“아, 성은 말하지마. 오롯이 네 이름을 말해.”

 

단언한 문장은 불타오르듯 붉었다.

 

“네이실입니다. 전하.”

 

눈썹이 삐죽 올라갔다.

 

“전하가 아니다. 체스페시오다. 나는 너에게 이름을 물었고 답하였으니. 나 역시 이름을 말해야 한다. 지금 만난 것은 나라는 사람과 너라는 사람이 만난 것이기 때문이다.”

 

단호한 어조에 네이실이 다시금 허리를 숙였다. 제국을 이끄실 분의 앞날은 창창하기 그지 없었다. 바스락 풀잎이 헤치는 소리가 들렸다. 체스페시오가 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짧게 비명을 질렀다.

 

“악! 안 되는데! 아직 아니 된다!”

 

안도의 숨을 내쉰 기사가 빠르게 다가왔다.

 

“전하! 폐하께서 찾으십니다! 아이고! 시종들에게 물을 받아노라 일렀으니 어서 가셔서 준비하시고 가시지요! 절대! 도망 못 가십니다!”

 

“아바마마가 나보고 나가라 그랬는데! 아 진짜아아..”

 

흘끔 체스페시오가 네이실을 흘끗이고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땅을 몇 번 발로 쿵쿵 내려치고는 숨을 후 뱉었다.

 

“좋아. 가지. 앞장 서. 다른 기사들 부르고.”

 

빠르게 진정한 체스페시오가 고개를 돌려 네이실을 바라보았다.

 

“있다가 보지. 네이실.”

 

움찔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던 네이실의 어깨가 위로 튀었다. 짧은 문장 후 기사를 따라 가는 체스페시오의 뒤를 보았다. 허리를 숙였다.

 

“예. 조금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전하.”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시종이 나타나 허리를 숙였다.

 

“공자님. 공작님과 폐하께서 찾으십니다.”

 

“알겠네. 뒤를 쫒을 테니 앞서 가게나.”

 

풀이 밟히는 소리가 점점 사그라들고 정원은 잘은 바람만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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