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본 3/19 전력 60분
주제: 축하








나미모리 고등학교 교문 커다란 플랜카드가 살랑였다. 축졸업이 크게 적힌 플랜카드는 곧 리젠트 머리의 인물들에게 걷어졌다.

“어제가 졸업이였지?”

“아아, 그 사와다 츠나요시 패거리가 졸업했으니 이제 조용하겠지.”

둘의 입에서 실소가 배싯배싯 튀어나왔다.

“조금은. 아쉽네.”

“그러네. 아마 그 녀석들 이후로 소란스러운 놈들은 나타나지 않을 테니까.”

커다란 플랜카드가 접히고 접혀 작아졌다. 두명의 뒷모습이 사라져갔다. 종소리가 학교를 때렸다. 콩콩 울리는 학교에서 쾅쾅 아이들이 쏟아졌다. 해가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

노을이 땅을 뒤덮었다. 주홍빛으로 거리가 물들었다. 곰살맞은 주홍빛이 학교를 껴안았다. 바람이 살랑였다. 위로, 위로 바람이 상승기류를 타고 올라갔다. 가지각색의 머리카락이 옥상 위에서 나부꼈다. 똑같은 흰 와이셔츠와 검은 정장바지가 유대를 나타내었다. 노을빛을 타던 철문이 열였다.

“츠나!”

밝고 어린목소리가 옥상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 뒤를 한 사내와 여인이 뒤따라 옥상으로 들어왔다.

“람보. 뛰면 넘어져. 조심해.”

“헤에. 이제 안넘어져! 5살먹은 아이가 아니야, 츠나.”

반짝이는 눈망울이 츠나를 쳐다보았다. 굳은살 박힌 손이 람보의 곱슬머리를 쓰다듬었다. 소리없이 다가온 료헤이와 크롬이 옥상 바닥에 앉았다. 크롬의 뒤로 남빛 연기와 함께 무쿠로가 나타났다. 나무에 바람 스치는 소리만이 가득 채웠다. 검은 그림자가 츠나의 뒤로 그늘졌다. 하늘이 검게 물들었다. 노을이 츠나의 등에서 점점 멀어졌다.

“앞으로.”

갈라진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잘 부탁해. 지금까지는 시작일 뿐이니까.”

반개하던 호박색 눈이 감겼다. 와이셔츠 자락이 살살 흔들렸다.

“그래도. 아직 크롬이 졸업을 못했으니까. 일본을 떠나진 않을거야. 람보에게는 미안해. 좀 더 느긋한 생활을 주고싶었는데.”

람보가 츠나의 몸 위로 올라탔다.

“그런 말 하지마! 나는 지금까지 무지 좋았어! 어제 츠나가 졸업한 것도 정말 축하해줬어! 나는 오히려 지금까지 돌봐준 츠나가 고마워! 그런 말은 나쁜 말이야! 츠나는 내 보스니까! 나는 어차피 마피아의 아이인걸! 오히려 츠나가 내 보스라서 내가 이만큼 자랄 수 있었던거야!”

단단한 람보의 말이 옥상 가득 퍼졌다. 저마다의 얼굴에 작고 커다란 웃음이 걸렸다.

“고마워, 람보. 어제 축하해줘서 고마워.”

람보가 제 입술을 내밀었다.

“어제 츠나가 가라앉아 있었잖아. 사실 어제 더더 많이 축하해주고 싶었어. 어제는 졸업식으로 람보가 알기로는 좋은 날이고 축하받을 날인걸. 츠나뿐만이 아냐. 문어데라도 야마모토도 축하해. 사사가와랑 저기 있는 구름도! 내년에 졸업할 크롬도!”

손 가득 느껴지는 어린아이의 따듯한 체온에 츠나가 람보를 꼭 껴안았다.

“응. 그래. 고마워, 람보.”

람보가 츠나를 껴안았다. 노을이 밤하늘에 사라졌다.

“쿠후.. 역시 그 물러빠진 성격은 변하지 않는군요. 사와다 츠나요시.”

“와오. 졸업했으면 학교에 있지 말고 가라.”

“보스, 고마워.”

“십대째. 언제나 곁에 있을 겁니다.”

“츠나. 걱정하지마. 우리는 어제 축하받은 거처럼 나아가면 되는 거잖아?”

옷자락이 나부꼈다.

“그래. 앞으로 축하받을 일은 못할거야. 지금까지 우리가 겪었고 실행했던 것은 모두 기초였을 뿐이니까. 살인도 강함도 협박도 서류도.”

밤하늘 가득 별이 들어섰다. 집집마다 켜진 불과 가로등이 별을 향해 불빛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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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 1/30 전력 60분

주제: 얼음





얼음기둥이 햇빛에 산란했다. 반들반들 빛나는 얼음기둥 안에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푸른빛으로 산란하며 반짝이는 공간에 이질적인 금갈색이 흐드러졌다. 하늘은 푸르게 빛나고 바닥은 얼음으로 빛났다. 셀 수 없이 높게 솟은 얼음기둥이 눈물을 흘렸다. 고개 숙인 금갈색이 고개를 들었다. 흐리멍텅한 갈색눈이 하늘을 올려봤다.

“하아...”

한숨이 입술을 갈랐다. 볼에 맻힌 살얼음과 몸 곳곳에 내린 서리, 잘게 부서지는 얼음조각이 츠나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츠나의 눈에서 눈물 한방울이 볼을 타고 미끄러졌다. 츠나가 입술을 깨물고 피가 터져나왔다.

“왜.. 왜..! 모두, 그러고 있어..?”

억눌린 짐승이 으르렁거렸다. 한없이 다정하고 다정한 맹수가 제 스스로에게 이를 들어냈다.

빠드득

이 갈리는 소리가 섬찟했다. 츠나가 제 스스로 목을 움켜쥐었다. 힘줄이 솟고 얼굴이 발갛게 변했다.

‘뭐하는 거냐! 이 다메츠 시, 시시십대째!! 츠나? 왜 그러고 있 츠나?! 뭐하는 초식. 육식이 되더니 미친 쿠후후 미친건가요 츠 보스.. 츠나형! 그러 쓰레기. 우오이이!! YOU는 미 무우 돈도 되지 않 엄머 그게 뭐하는 보스께 폐가 된 츠츠나?!! 이 아비는! 뭐하는 거냐 네 머릿 코라!! 뭐하는 에에엑?! 대체 뭐하는……’

격한 숨이 터져나왔다.

“으, 아.. 하.. 으, 아.. 나, 는..! 내가, 나를! 어째서!”

츠나가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흐릿하게 하얀 그림자가 생겨나자 츠나가 입꼬리를 비죽 올렸다.

“좋아.. 내가 졌어. 내가 당신들을 이길 수 있을리가 없잖아.”

츠나의 몸이 기울어졌다. 허탈한 미소가 츠나의 입가를 간질였다. 불꽃이 일며 츠나의 손이 얼어붙었다. 순식간에 몸을 덮은 얼음이 꼿꼿하게 솟아났다. 그 어느 기둥보다 크고 높게 솟은 얼음기둥이 중심을 지탱했다. 차가운 바람이 얼음기둥 사이를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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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 12/5 전력 60분

주제: 만약에


선택 If: 사와다 츠나요시의 마피아 보스 부재







폭풍의 경우 - 고쿠데라 하야토


은발이 흩날렸다. 찌푸려진 미간과 일그러진 입술이 표정을 만들어 냈다. 잔악한 감정이 공간을 채우다못해 사람들의 머리와 몸을 잠식했다. 점점이 터지는 폭탄과 공기를 가르는 총탄이 서로를 견제하고 살며시 끼어든 칼날이 삼자대치를 만들어냈다. 죽는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비명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사람소리는 들리지 않은 채 무기가 흩어지는 소리만이 울렸다.
점점 줄어만 가는 사람 수가 서로 눈치를 보며 손을 바삐 움직였다.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흩날리는 은발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번들거리는 총탄이 피분수를 만들어내며 떨어졌다. 폭탄 터지는 소리가 공간을 울렸다. 흩어진 피분수가 피딱지 진 바닥을 덮었다. 피로 인해 번들거리는 바닥에 널부러진 시체들이 그로테스크했다. 파랗기만 한 하늘과 대비되며 검붉은 바닥이 도드라졌다. 뒤집어 쓴 피로 본색을 알아보기 힘든 시신들 사이로 은발이 부풀었다. 에메랄드빛 눈이 하늘을 향했다. 초점이 사라져가는 눈이 빛을 잃었다.

“하늘을... 뵐 ㅅ...”

정적이 공간을 덮었다. 나지막히 흔들리는 바람이 공간을 뛰어놀았다.

고쿠데라 하야토 마피아 간 전쟁 중 사망

*

대공의 경우 - 사와다 츠나요시


싸늘한 집에 하늘로 솓은 금갈색 머리카락이 나타났다. 제 얼굴을 손으로 문지른 후 바닥에 몸을 뉘였다.

“하아.. 엄마.. 아버지..”

해맑은 미소가 가득한 부부의 사진에 눈이 닿았다. 이그러진 얼굴에 순한 눈망울에 눈물이 담겼다.

“아으.. 왜.. 나만..!”

몸을 웅크리고 머리를 감싼 채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바닥으로 가득 떨어졌다. 싸늘하지 않은, 다정한 집 안을 잃어버리고 스스로의 갈 길을 잃어버린 아이가 숨을 죽이고 울었다. 성장하지 못한 아이가 흘러내리는 눈물을 그대로 둔 채 천장을 쳐다봤다. 제 손에 들고 가져온 봉다리를 향해 몸을 움직였다. 부시럭거리며 봉지를 뒤지고 약통을 꺼내들었다. 수면제라고 쓰여진 약통이 순한 눈매를 강하게 만들었다.

까드득까득

알약이 이빨에 씹히며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잔뜩 손에 쥐고 입으로 욱여넣으며 눈물을 흘렸다. 수면제의 1/3이 입 속으로 사라졌다.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 아이가 눈을 흐렸다.

“나..는.. 못난이야..”

사와다 츠나요시 부모 사망 후 무기력, 수면장애로 우울증 자살

*

태양의 경우 - 사사가와 료헤이


“이 돈.. 해주게..”

“극한으로!! 그건!! … 말이다!!”

“후회..”

햐얀 빛이 경기장을 달궜다. 챔피언을 가리는 경기장은 짙은 땀내와 열정, 탐욕으로 가득했다. 또렸한 눈이 라이벌을 노렸다. 재빠르고 강직한 주먹은 라이벌을 노리고 라이벌은 탐욕스런 눈을 빛냈다. 복싱 장갑에 감춰진 손이, 근육의 피로를 느꼈다. 연이어진 근육의 피로는 라이벌의 무자비한 손의 충격을 흘리지 못했다.
강직한 주먹은 승기를 잡았으나 탐욕스런 손은 기회를 노렸다. 배부른 심판은 나태했으며 광기어린 군중은 실체를 보지 못했으며 탐욕스런 손은 강직함을 부러트리고 싶었다. 그 사이 강직함은 빛을 내고 그 빛은 탐욕을 질투에휩싸이게 만들었다. 탐욕과 나태, 광기에 강직함이 쓰러져갔다. 몸을 두드리고 손목을 꺽으며 오롯이 살기 가득한 움직임에 강직함이 쓰러졌다.

“와아아아아아!!”

“---- 승!!”

승자와 패자가 갈렸다. 훗날의 인생이 갈렸다.

사사가와 료헤이 복싱 챔피언전 승부조작 거절로 손의 영원한 부상

*

번개의 경우 - 람보



하얀 공간에서 작은 인영이 쓰러져서 꿈틀거렸다. 피로 떡진 곱슬머리가 흔들렸다.

“흐으.. 울, 울면.. 안돼..”

눈물로 가득한 눈동자가 흔들렸다. 뽀얀 몸에 가득한 주삿바늘과 멍, 화상흉터가 피딱지 사이로 보였다.

“실험체 274 나와라.”

작은 인영이 뒤로 뒷걸음질쳤다. 귀찮은 듯 혀를 찬 남성이 아이의 머리를 잡아들었다.

“실험체 주제에 귀찮기는.”

꿈틀거리는 아이의 얼굴에 손을 내려친 남성이 복도를 걸어갔다. 비릿란 피내음이 복도에서부터 풍겨나왔다. 검붉게 피로 물든 실험대에 작은 몸이 올랐다. 초록빛 액체가 주사기를 타고 올랐다. 주삿바늘이 여린 팔을 후볐다. 주입되는 액체와 동시에 작은 몸이 흔들렸다. 덜덜 떨리던 작은 몸이 종국엔 쿵쾅대며 펄떡였다. 입에서 나는 게거품이 초록빛으로 빛났다. 몸이 멈췄다. 심장소리가 멈췄다. 작은 몸이 바닥으로 던져졌다.

람보 도망치지 못한 채 실험체로 사망

*

비의 경우 - 야마모토 타케시


『야구선수 Y씨 알고보니 연쇄 살인범!
훤칠한 키와 시원스러운 이목구비, 훌륭한 야구실력으로 메이저리그까지 나간 Y씨가 알고보니 지금까지 행해졌던 연쇄살인의 범인으로써 ……………
지금까지의 범죄행각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죄책감은 갖고 있지 않다는 발언으로 인해 사형이 확정되었습니다. 현재 Y씨는 감옥에 갖혀있고 오는 x월 x일 사형집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야마모토 타케시 야구선수이나 연쇄살인범으로 사형 확정

*

안개의 경우 - 로쿠도 무쿠로, 크롬 도쿠로


동그란 수조 속 인영이 구속당한채 갇혀있었다. 뽀글거리는 공기방울이 수조 위로 계속 올라갔다.

“로쿠도 무쿠로. 탈옥을 결행한 최악의 죄수. 잘 감시하도록.”

로쿠도 무쿠로 빈디체에 수감중

-

“저 계집년이!!”

삼지창이 바닥을 내려치자 불기둥이 튀어올랐다. 검은 양복의 인영이 순식간에 재가 되어 사라지고 뒤에 몰린 이들이 움찔거렸다.

“.. 덤벼..”

작은 말소리에 자극당한 이들이 저마다 손을 올렸다. 총탄이 발사되고 날카로운 검격이 튀어나왔다. 아가씨가 사라졌다.

“뭐야! 어디갔..!”

피 끓는 소리가 나며 험악한 인사들이 쓰러져갔다. 제 손으로 동료를 죽이기도 하고 자살을 하기도 하며 몰려있던 이들이 쓰러져갔다. 모든 이들이 쓰러지자 아가씨가 뒤를 돌았다.

“나는.. 무쿠로님을 위하여..”

크롬 도쿠로 도피히며 마피아 학살 중


*

구름의 경우 - 히바리 쿄야


평화로운 마을이 얼어붙었다. 잔뜩 살기가 풍기는 인물이 길거리를 걸었다.

“와오..”

풍기는 살기가 거리에 있는 이들을 겁 먹게 만들었다. 주저읹아 오줌까지 지리는 이가 니타나자 인물이 몸을 재빠르게 움직였다.

쾽쾅쾅

잔뜩 골이난 주먹질이 산을 울렸다. 한 주먹에 쓰러지는 나뭇동이들이 더욱 짜증이 나는지 얼굴을 찌푸렸다.

“부족해..”

흔들리는 머리카락을 쓸어올린 채 입술을 핥았다. 부서진 나무와 무너진 바윗덩이에 코웃음을 쳤다. 잔뜩 몸을 움직이고 주먹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숨이 거칠어지지 않았다.

“짜증나.. 부족해.. 이게 아니야.”

살기가 가득차자 산 속에 있던 새들이 날아올랐다. 살기는 사라지지 않고 더욱 짙어졌다.

히바리 쿄야 강자부족으로 인한 나미모리 철혈폭군으로 지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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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예약입니다.ㅠ



주제: 배신





“되돌릴 수 있을까?”

《철저하다면》

츠나의 눈이 각오로 반짝였다. 주황빛 불꽃이 뒷돌목을 야금야금 먹었다.

*

“별다른 생각을 못하게 깔끔하려면.. 이정도면 될까?”

《좋아.》

-

“요즘 데치모님 더 피곤해 보이셔. 역시 구름과 안개쪽이 힘드신걸까?”

“당연한 듯하면서도 이해가 가는 이유이긴 해. 물품을 모아야할까?”

*

“어떤 길이 좋을까?”

츠나의 얼굴에 아릿한 웃음이 지어졌다.

“다른 패밀리는 어쩧게 할까..”

츠나의 손이 커피잔을 쥐어 입가로 가져갔다.

*

츠나가 길다란 팔을 위로 올려 기지개를 피었다.

“으으.. 노노께선 어떻게 하셨더라.. 기억이 안나네 이거..”

츠나가 제 뒷머리를 긁적였다. 서류가 가득찬 제 책상을 비싯 웃어보이고는 손을 움직여 서류를 처리했다.

“내 뜻대로 되기를.”

《될거야. 완벽해.》

*

“이제. 시작이야.”

츠나가 방을 나섰다. 정적이 가득한 가운데 절제되면서도 다급한 발걸음 소리들이 가까워졌다. 눈이 발간 수호자들이 나타났다.

“츠나!”

“츠나형!”

“데치모!”

“츠나요시!”

“육식.”

“보스..”

“츠나..!”

가지각색의 목소리에 츠나가 빙긋 웃었다.

“내가 배신자야.”

태연한 츠나의 목소리에 수호자들이 츠나를 향해 몸을 날렸다. 환각이 솓고 화려하고 선명한 불꽃이 춤췄다.

“람보 아직 약하구나.”

람보의 몸이 얼어붙었다.

“크롬 다정하구나.”

크롬의 몸이 얼어붙었다.

“료헤이 형. 미련이에요?”

료헤이의 몸이 복싱폼 그대로 얼어붙었다.

“하야토. 이성적으로 생각이 안되?”

하야토의 몸이 저격폼으로 얼어붙었다.

“타케시 임무에서 들리는 너와 다른걸?”

타케시의 몸이 베는 형으로 얼어붙었다.

“무쿠로 역시 정들었구나.”

무쿠로의 몸이 창을 든 채로 얼어붙었다.

“쿄야 영역에 누가 있었나봐요?”




모두 꽁꽁 얼음(불꽃 잠궈놓음) 메시지 하나 과거를 버려 추가로 서류뭉치 몸 속에 하나씩
체데프 아 이런 체데프라니.. 조금 곤란하게 웃고는 입술에 쉿 순식간에 모두 팔다리 얼음 빙긋웃으면서 나쁜짓은 안해요 하고 속에 서류봉투 속속 넣주고 걸어감 바리아 찾아옴 내가 이제 십일대째다 하고 오니까 츠나가 푸훗 웃으면서 그거 미안해서 어쩌나 하고는 이동 모두 얼려놓고 속에 서류뭉치 툭툭 적당히 먹고 살수는 있을거에요 키득 츠나 자박자박 걸어가면서 조직원들 없음에 역시 잘했달까아 하면서 살랑살랑 머리카락 흩날림 딱 나오니까 밀피오레 시몬 아르꼬 캬발로네 모습에 츠나 빙긋 모두 잘있어요 하고 손 살랑 모두 어이 없 그게 무슨 하니까 츠나가 서류뭉치 박스에서 꺼내고 사라짐 서류뭉치에 오밀조밀 다른길 생각한거 끄적끄적 모두 잘 부탁해요 하고 츠나 실종
유명 피아니스트 초밥집 패션디자이너 모델 나미모리주인 복싱선수 등 여럿 모여서 술 한잔 어디가셨을까 마피아세계는 매일 전쟁이더라 봉고레도 밀피오레도 캬발로네도 유명 조직은 빛으로 나가고 유명한 이름들 역시 사라졌으니까 잡스러운 조직만 남았으니 그럴수밖에 쨘쨘 하고 술 들어가고 참참 오늘따라 츠나 보고싶다. 데치모 보스 츠나요시 초식 다메제자 츠나형 등등 츠나 건물 앉아서 너츠 쓰담 모두 잘 지내고 있네 하고 빙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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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 10/31 전력 60분

주제: 할로윈




“츠으쨔앙”

하이얀 머리카락이 창문에서 나타났다.

“하아.. 백란씨? 당장 나가요.”

츠나가 서류하던 펜을 던졌고 금새 벽에 박혀들어갔다.

“너무 살벌한 거 아니야?”

쌜쭉하니 웃는 백란의 모습에 츠나가 이마를 부여잡았다. 꾹꾹 머리를 누르는 츠나의 모습에 백란이 마쉬멜로를 꺼내 입으러 넣었다.

“음냐 츳쨩? 좀만 나랑 놀자구? 계속 일만 했다며.”

마쉬멜로를 생글거리며 입에 넣는 백란에 츠나가 고개를 숙이고 음산한 표정을 지었다.

“백란씨..? 지금 쇼이치형이 얼마나 고생을 하고 백란씨를 찾고있는지 알려줄까요...? 매일 수면시간은 8시간 꼭 지키면서 집무실에서는 마쉬멜로우만 처먹고 일은 하나도 안하면서 놀러가기는 또 엄청 잘해서 허구헌날 봉고레와 바리아, 시몬에 들어가는 밀피오레 보스 백란씨를 대신하느라 하루에 2시간은 잘까말까하고 밥도 제대로 못 챙겨먹고 서류처리만 하고 아래에 무슨 일나면 다 처리하는 쇼이치 형인데요..?”

입꼬리가 올라가며 이마에서 주황빛 불이 일어나가 백란이 커다람 마쉬멜로를 꿀떡 삼켰다.

“어.. 저기... 츠, 츳쨩..? 자자잠깐만..??!!!”

백란이 뒤를 돌아 집무실 문을 열고 뛰어가고 츠나가 그 뒤를 쫒았다. 하얀 날개가 펄럭이며 사라지고 츠나가 손에서 불꽃을 일으키며 그 뒤를 쫒았다.

“사라지셨지?”

“응. 사라지셨네.”

정적을 이루던 봉고레 성이 급박하게 움직였다.

“빨리빨리 움직이자!! 데치모께서 밀피오레 보스분을 데려오시는데 별로 안 걸리실테니까!”

부산스레 움직이는 이들의 모습에 점점 주황색 호박등이 나타났다. 점점 할로윈의 모습이 나타나는 봉고레 성에 조직원들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았다.

“여어 뭐하는...”

여성 조직원들이 타케시의 몸을 잡고 방으로 데려갔고 그 곳에 온갖 옷을 입은 이들이 몰려있었다. 늑대인간의 모습의 하야토, 소모습의 람보, 카르시파의 모습의 료헤이와 파인애플 모습의 무쿠로와 파인애플 형상의 옷을 입은 크롬까지 온갖 코스튬의 모습에 타케시가 웃음을 터트렸다. 배를 집고 웃는 모습에 하야토가 담배를 질끈 깨물었다.

“너나 걱정해라, 야구바보.”

“에?”

타케시의 입에 알약이 들어오고 타케시의 모습이 변해갔다. 순식간에 미라붕대가 감긴 모습에 방안에 모여있던 이들이 저마다 입을 비죽였다.

*

터벅거리는 발걸음이 봉고레 성을 향했다. 츠나가 백란을 한손에 쥐고는 터덜터덜 걸어갔다.

“후우..”

《기대해》

“하아.. 이번엔 또 무스...”

《할로윈》

“아아... 할로윈..이군..”

츠나가 남은 한손으로 얼굴을 감췄고 짙은 한숨을 쉬었다.

멀정히만 보이는 봉고레 성에 츠나가 초직감을 따라 길을 가기 시작했고 곧 문을 열었다.

“Trick or Treat!!”

할로윈 복장이 요란했다. 그 안에 섞인 애정도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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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환각


피웅덩이가 발 밑을 채웠다. 환한 금갈빛 머리카락이 어두운 곳에서 빛났다.

촤악!

금갈빛 머리 위로 피가 쏟아져 내렸다. 따스한 갈빛 눈동자가 위를 향했다. 장기파편이 떨어져 내렸다. 손이 강하게 쥐어졌다. 달달 떨리는 손을 들어 얼굴을 쓸고는 몸을 움직였다.

피가 흐드러졌다.
장기가 흐드러졌다.
원망어린 눈이 흐드러졌다.

그런 공간을 묵묵히 걸었다. 점점 다가갈수록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었다.

“ㅊ...츠..나..”

“사..와다..”

“컭! 사와다...”

츠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중학교 시절의 익숙한 얼굴들, 고등학교 시절의 익숙한 얼굴들 그리고 마피아 대부가 되면서 친분을 쌓은 조직원들까지 바닥에 쓰러져 피를 내뿜고 내부를 드러냈다.

“설마.. 아..냐.. 아닐..거야..!”

하얗게 탈색이 되어버린 츠나가 몸을 뛰었다.

철퍽

피가 신발에, 바지에 튀었다.

“아..”

피로 범벅이 되어버린 소중한 이들이 서있었다. 장시간 피를 흘렸는지 얼굴은 새하얗게 변해있었고 곳곳에 있는 상처가 속살을 벌렸다.

“으.. 아... 아...”

작아진 동공이 불안을 드러냈다. 말끔하던 이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시원한 웃음의 타케시가 칭찬에 수줍어 하던 하야토가 이름을 처음 불렀을 때의 새침한 쿄야가 선물에 기뻐하던 크롬과 툴툴대면서도 기뻐하던 무쿠로가 결혼식 선물에 당황하면서도 웃던 료헤이가 울멍이던 눈으로 웃어주던 람보가 그리고 항시 옆에 있어주던 리본이 피투성이의 그들 옆에 나타났다.

“흐.. 아.. 아냐.. 안돼.. 그렇게 안둘거야.. 안돼...”

불안정한 눈에서 눈물이 새어나왔다. 말끔하고 저마다의 개성이 드러난 얼굴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작대기에 매달려 있는 모습에 츠나가 무릎을 꿇었다. 괴리감이 느껴지는 모습에 상처입은 짐승의 울부짖음이 터져나왔다.

“흐으... 그..만..! 절대로..! 절대로! 저렇게 되도록 하지 않을거야!!”

상냥함으로 가득차있던 눈이 원망과 의지로 가득 찼다.

‘...ㄴ!... ㅊ...ㄴ!!’

“아...?”

‘일...나! ㅊ....! ㅊ...나!’

두리번거리던 츠나의 눈에 빛이 보였다. 작대기에 매달려있던 이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빛으로 점멸됬다.

*

반짝

츠나가 눈을 뜨고 수호자들과 리본이 츠나를 내려봤다. 바닥에 누워있다고 느끼자 츠나가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이.. 게 무슨?”

“이 다메가!!”

리본이 레온을 변형시켜 츠나의 머리를 내려쳤다. 크롬의 얼굴이 울쌍으로 무쿠로의 얼굴이 조금 일그러져있었다.

“초직감을 익힌다고 환각을 부탁했으면서 못 빠져나오고 거기서 머물러 있어?!!”

츠나의 머리를 연신 내려치며 잔소리를 하는 리본의 행동에 츠나가 멍하니 크롬과 무쿠로에게 시선을 돌렸다.

‘무서워 하는 것’

“아.. 그렇구나..”

“뭐가 그렇구나냐!!! 이 다메가!!!”

결국 레온을 총으로 변화시켜 발포하려는 행동에 츠나가 환하게 웃으며 뒤로 돌아 도망을 쳤다. 고함을 지르던 리본이 츠나가 사라지자 바로 입을 다물었다.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이라고 했었던가...?”

타케시의 입에서 짧게 나왔다.

“어.”

하야토의 입에 담배가 물렸다. 모두의 얼굴에 쌉쌀한 미소가 걸쳐졌다.

“다메츠나같으니..”

리본이 페도라로 얼굴을 가렸다.


다정한 이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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