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계 10/31 전력 60분

주제: 할로윈




부스스한 머리카락 위에 소닉이 푹 올라탔다. 부스스하던 머리가 가라앉고 레오가 손을 들어 소닉을 쓰다듬었다.

“소닉?”

레오가 소닉을 쓰다듬더니 순식간에 소닉을 잡았다.

“헤헤.. 소닉? 오늘은 좀 참아.”

레오가 소닉에게 천을 둘렀다.

*

박쥐모형이 곳곳에 달려있고 호박등이 눈을 빛냈다. 펑키한 음악이 문 사이로 튀어나왔다.

“레오구운! 귀여워어!”

짤막한 핫팬츠와 고딕스러운 블라우스를 입고 꼬깔모자를 쓴 K가 레오를 꼭 껴안았다. 커다란 나사를 머리에 달고 헐렁한 의사가운을 걸친 채 바느질 모양을 얼굴에 그린 레오가 K의 품에서 바동거렸다.

“으.. K씨이..! 수, 숨 막..!”

키들거리며 연신 웃기만 하는 이들 사이에서 클라우스가 나타나 레오를 들어올렸다.

“K. 레오군의 신체능력은 일반인일세. 아무리 귀여워도 조심하게.”

“어머, 크라찡. 크라찡도 귀여운걸?”

“크흠..”

복슬복슬한 사자갈기가 클라우스의 목에서 살랑였다. 갈색 사자귀가 클라우스의 머리 위에서 돋보였고 사자를 꼭 닮은 옷이 클라우스의 몸에 걸쳐져있었다. 장난스레 웃은 K가 클라우스의 뒤에서 꼬리를 찾아내 키들거렸고 클라우스가 귀를 붉혔다. 붉어진 클라우스의 귀에 레오가 환하게 웃었다.

“아앙?”

껄렁껄렁한 재프의 목소리가 공간을 울렸지만 저마다 한귀로 흘리며 할로윈 분위기를 만끽했다.

“소닉?”

“끼!”

꼬깔모자를 쓰고 마녀복을 입은 소닉이 와인잔 앞에서 얼굴을 붉힌채 누워있었다. 레오를 보고 일어선 소닉이 비틀거리자 레오가 금새 달려가 소닉을 잡아 머리 위로 올려놓았다.

“소닉.. 적당히 먹었어야지..”

주황빛 불빛 속에서 저마다의 특색있는 할로윈 복장을 입고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며 저마다의 시간을 보냈다. 레오의 푸른눈에 각각 새겨들어갔다.

“즐거운 할로윈이야.. 그렇지, 소닉?”

새근거리는 소닉의 등을 살짝 두드려준 레오가 작게 입을 열었다.

“Trick or T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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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계 9/26 전력 60분

주제: 교복



살랑이던 벛꽃잎이 레오의 머리카락 위로 떨어져내렸다. 가지런한 손이 레오의 머리카락 위의 벛꽃잎을 집었다.

“아..?”

뒤를 돌아본 레오의 눈에 붉은 머리가 들어왔다.

“아.. 죄송합니다. 벛꽃잎이 머리에 있어서..”

살짝 붉어지는 얼굴에 레오기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붉어지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고마워요. 혹시 신입생인가요?”

“그..렇습니다. 클라우스 V 라인헤르츠.. 라고 합니다.”

“아. 저는 레오나르도 워치라고 해요.”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길을 걷는 둘의 모습이 퍽이나 다정해보였다.

“레오나ㄹ...”

“아, 레오라고 불러도 되요, 클라우스.”

선한 웃음에 클라우스가 볼을 살풋 붉혔다. 맑은 하늘에 분홍빛과 하얀 벛꽃이 흩날렸다. 조금은 주변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쟤가... 이번... 수석..”

“키도.. 덩치도...”

수근거리는 목소리에 클라우스의 어깨가 조금 아래로 쳐지자 레오가 클라우스 팔을 살짝 건드렸다.

“클라우스. 많이 신경 쓸 필요는 없어요. 어차피 잠깐동안 오를 구설수 일테니까요.”

조곤조곤 말하는 레오의 말에 클라우스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검은 교복이 레오의 하얀 얼굴에 대비되었다. 맑은 레오의 웃음이 더 하얗게 반짝였다. 흙으로 덮인 운동장에 검은 교복이 속속이 줄을 맞췄다. 깔끔한 여학생들의 교복도 나란히 줄을 맞췄다. 교복자락이 하늘거렸다. 위로 툭 튀어나온 붉은 머리에 레오가 키득키득 웃음지었다. 키들거리는 웃음소리에 클라우스의 눈이 레오를 향했다. 레오가 방긋 웃어주자 클라우스가 고개를 숙여 시선을 피했다. 붉은 머리카락 사이로 붉어진 귀가 보였다. 

까만 교복과 하얀편에 속하는 피부, 붉은 머리카락까지 클라우스는 레오의 시야에 한번에 들어왔다.

까만 교복에 하얀 피부, 검보랏빛 머리카락까지 레오나르도는 클라우스의 시야에 한번에 들어왔다.

혈계 9/19 60분 전력

주제: 독서




레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드가 소파에 앉아서 책을 읽고있었다. 레오가 머리를 긁적이다 주변을 돌아보았다. 체인은 천장과 가까이에 클라우스는 평소 자리에서 스티븐은 소파에 앉아 kk는 벽에 기대서 저마다의 자세와 저마다의 장르의 책을 들고 독서를 하고있었다.

“어... 책... 인가요?”

물음표가 띵동!하고 레오의 머리 위로 나타났다. 배싯 웃는 kk가 입술 위로 손가락을 올렸다. 레오가 손으로 입을 막고 살금살금 걸어 문을 열어 밖으로 나섰다.

““푸웁!!””

장난기 섞인 웃음소리가 공간을 채웠다.

“레오구운! 너무 귀여워!!”

kk가 볼을 손으로 감싸쥐었다. 체인이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최대한으로 발소리를 줄이고자 발뒤꿈치를 들고 입을 손으로 가리고 조심스레 움직이던 레오의 행동을 구설수에 올렸다. 반짝이는 눈들도 위아래로 움직이는 고갯질도 모두 레오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차있었다.

딸칵

문이 열리고 레오의 얼굴이 빼꼼 등장했다. 소닉의 얼굴도 레오의 머리 위로 등장했다. 둘의 모습에 라이브라의 인원들의 눈이 곱게 휘었다. 조심스레 뽈뽈뽈 들어온 레오가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적당한 두께의 책을 레오가 열었다. 단단히 마음을 먹은 듯 굳은 결의가 가득 찬 레오의 얼굴에 라이브라의 인원들이 몰래 웃음을 터트렸다.

-

“레오군 귀여워...”

도로롱소리를 내며 잠이 든 레오의 주변에 라이브라 인원들이 모여들었다. 레오의 볼을 kk가 만지작거렸다. 점점 빨개지는 레오의 볼에 클라우스가 kk의 손을 잡았다.

“레오군의 볼이 너무 빨개졌네.”

“우.. 아쉬워라..”

kk가 아쉽다는 듯 레오의 볼에서 손을 떼었다. 하지만 레오의 말랑한 볼이 책에 눌려 빵빵히 들어나는 모습을 귀엽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불편해 보이는군.”

클라우스가 잠깐 중얼거리자 라이브라의 인원들이 클라우스를 쳐다보았다.

“ㅇ, 왜 그렇게들 보는겐가?”

“말한 사람이 옮겨야죠.”

비식 웃으며 흘리는 말에 클라우스가 식은땀을 흘렸다. 장난기와 함께 부드러운 강요의 눈빛에 클라우스가 볼을 긁적였다. 클라우스가 레오를 살짝 들어 옮겼다. 최대한으로 움직임을 줄이는 클라우스의 행동에 저마다 웃음을 흘렸다. 

혈계 9/5 전력 60분

주제: 바캉스



햇빛이 반짝였다. 파란 하늘을 반사하며 바다가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쌀알보다 더 작은 모래알이 바닷물과 왈츠를 추었다. 생기로 가득찬 해변은 얼마나 반짝이는가.

-

매끈한 몸이 나타났다. 조금은 살집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하게만 보이는 몸이 귀엽게만 보였다.

“미쉘라!!”

환하게 웃는 얼굴이 어린 동체와 함께 달려갔다. 고운 얼굴이 배시시 웃었다. 원피스식 수영복을 걸치고 배싯 웃는 미쉘라에 레오가 마주보고 웃었다. 보기좋은 남매의 모습에 부모의 얼굴은 흐뭇하기만 했다. 싱그러운 풀잎이 반짝였다. 바닷물은 몸을 적시고 모체로 돌아갔다. 해맑게 웃는 그 표정들이 바다와 함께 어우러졌다.

-

흐드러졌다. 맑은 하늘은 흐드러지고 바람이 불었다. 점점 강해지는 바람은 해변에 몸을 걸치던 물품들을 휩쓸었다.

덜컥!!

위아래로 숭덩이던 파라솔이 뽑혀나갔다. 어두워지던 하늘은 검검해지고 형광빛의 파란색이 형체를 갖춰갔다. 바캉스를 즐기던 이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레오와 미쉘라의 부모도 사라졌다. 해맑게 웃으며 바다에서 놀던 미쉘라도 휠체어에 앉아있었다. 트렁크수영복을 입고있던 레오도 평복을 입은 상태로 주저앉아있었다. 해변은 변했다. 반짝이던 고운 모래는 딱딱한 아스팔트로 푸른 바다는 멈춰버린 분수대로 즐거움과 생기를 가득 담았던 해변은 절망과 죄책감을 담은 장소로 변했다.

‘아.. 으.. 으... 그, 그만...’

미쉘라의 분홍색 입술이 열렸다. 곧게 뻗은 다리로 걷던 미쉘라가 휠체어를 탄 미쉘라의 옆에서 웃었다. 미쉘라의 눈이 감겼다. 레오의 눈이 형광파란색으로 변했다. 형광빛눈의 레오가 절규하며 바닥에 쓰러진 레오를 쳐다봤다.

‘미쉘라미쉘라미쉘라미쉘라!!!!!’

공간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눈이 봐뀌던 순간도 해변에서 길가로 봐뀌던 순간도 거꾸로 역행했다. 미쉘라가 비치볼을 들고 웃었다.

*


번쩍

레오가 눈을 닦았다. 흘러넘친 눈물을 닦던 레오가 얼굴을 부볐다.

“으... 미쉘라...”

레오가 고개 숙였다.

*

“레오군. 무슨 일이 있었던 겐가.”

클라우스가 소파에 축 처진 레오에게 말을 건넸다. 레오가 놀란 표정으로 클라우스를 보고는 금새 씁쓸하게 웃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안쓰러움과 부드러움을 담은 클라우스의 얼굴이 미소 지었다. 클라우스의 큰 손이 레오의 머리를 덮었다.

“레오군. 너무 속으로만 앓지 말게. 가끔은 밖으로 표현을 해야 버틸 수 있네.”

레오가 쓰다듬어졌던 머리를 두 손으로 감쌌다.

“아... 그냥.. 꿈이. 꿈에서 미쉘라와 해변레서 바캉스를 지냈어요. 그러다가.. 그러다가.. 흐으.. 눈이 봐뀌는 곳으로 변하고.. 눈이 봐뀌는 걸 다시.. 봤어요..”

제 머리를 잡고 무릎으로 고개숙인 레오가 잘게 떨었다. 바들거리는 몸이 애처로웠다. 길베르트가 담요를 가져오고 클라우스가 레오의 위로 담요를 덮어주었다. 잘그럭 거리는 레오의 몸을 한 번 도닥여준 클라우스가 소파에 앉아 레오의 옆을 지켰다. 정적 속에서 레오의 얕은 울음소리가 클라우스의 숨소리와 얽혔다. 누군가가 옆에 있어준다는 건 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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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계 8/29→8/30 전력 60분


주제: 게임



위로 봉긋 솟아오른 머리카락이 작은 손에 흐트러졌다.

“으아아아아아아 재프씨이이이!!! 그거 반칙!!!”

레오가 머리를 쥐어 뜯었다.

“아앙? 반칙이라니 뭐가?”

“이이이이익!”

레오가 볼을 부풀리고 재프를 노려보았다. 빵빵한 볼에 길베르트가 허허로이 웃으며 동영상을 돌렸다.

“재프씨랑 한 제 잘못이죠... 푸우”

어깨가 추욱 늘어진 레오의 모습에 클라우스가 안절부절하게 움직였다.

*

비닐포장이 반짝이고 새것이라는 문구가 박힌 듯 반들거리는 게임기의 모습에 레오가 눈을 크기 뜨고 반짝였다.

“레오군..? 해보겠나.”

활짝 펴지던 레오의 얼굴이 줄어들었다. 살곰살곰 고개를 돌렸다.

“어, 음. 저기, 제가.. 해봐도... 되나요...?”

부끄러운 듯 볼을 살짝 붉히고 클라우스를 향해 고개를 올린 레오의 모습에 클라우스가 살풋 볼을 붉혔다.

`당연히 되네, 레오군. 레오군도 엄연히 라이브라의 일원이네.”

배시시 올라가는 입꼬리와 휘어지는 눈이 고왔다. 쪼물딱하며 게임기가 연결되었다. 듀토리얼을 몇 번하던 레오가 고개를 돌렸다. 조금은 울쌍인 얼굴에 허둥지둥 클라우스가 다가왔다.

“왜 그러나 레오군.”

“클라우스씨이... 이거.. 2인용이에요...”

추욱 처지는 레오의 행동에 라이브라의 인원들이 쓰러졌다. 살며시 나오는 붉은기에 길베르트를 쳐다보았다. 캠코더가 돌아갔다. 엄지손가락이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 같이 해주겠네..”

커다란 몸을 구겨앉아 레오 옆에 자리 잡고는 게임기를 쥐었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레오의 캐릭터가 죽어가고 결국 중간에 게임오버를 당했다. 클라우스의 캐릭터만이 살아남고 레오가 클라우스를 반짝이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게임이 진행되고 클리오 문구가 화면을 밝혔다.

“다음스테이지요!”

게임이 진행되고 라이브라의 인원들이 한번은 꼭 게임기를 거쳤다. 레오가 게임기를 꼬옥 쥐었다.

“으우... 계속 죽고오...! 재프씨!!!”

재프가 거들먹거리며 게임기를 잡았다.

“겨우 이거로 중간에 죽냐”

재프와 레오가 게임을 시작하고 게임은 진행됬다. 레오의 아이템을 스틸해가며 재프가 게임을 진행하고 결국 레오의 캐릭터가 죽고 재프의 캐릭터가 남았다. 볼을 부풀리고 뾰로통하던 레오가 한숨을 푹 쉬었다.

“재프씨랑 한 제 잘못이죠.”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레오의 행동에 재프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아앙? 이 음모머리가!”

레오의 작은 머리를 꽉 잡고 힘을 주는 재프의 행동에 라이브라의 인원들의 눈이 빛났다. 살그마니 터져나오는 살기와 위협에 재프가 손을 풀었다.

“쳇!”

껄렁이며 담배를 하나 쥐어 물고는 문을 박차고 나섰다. 주눅들어 소파에 앉아있는 레오의 모습에 클라우스가 조심스레 옆에 앉았다.

“레오군.”

달달한 도넛내가 레오의 코를 간지럽혔다.

“게임을 하는 도중 즐겁게 여겼다면 그 걸로 괜찮은 걸세.”

클라우스가 도넛을 크게 물은 레오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커다란 손의 온기에 레오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았다.

“네!”

곱게 휘는 눈꼬리가 개화했다. 부드러운 미소가 방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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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계 8/22 60분 전력

주제: 제복

 

 



윤기나는 벨벳 커튼이 창을 가렸다. 공간을 채우고 있던 물건들이 흐릿하게 보이고 곧 꺼지는 불에 사라졌다.

“레오군이 올 때가 되었지?”

“음.. 한 3분정도 있으면 올 것이라고 예상이 되네.”

소근거리는 목소리가 어둠을 타고 돌았다.

달칵

작은 체구가 방을 들어섰다.

“어, 모두 어디 계시는거지?”

볼을 긁적이며 주변을 훼훼 돌아보던 레오가 눈을 크게 떴다. 푸른눈이 흔들렸다. 환한 미소도 잔잔한 미소도 삐죽이는 입도 모두 눈에 들어왔다.

“생일 축하해!”

가지각색의 목소리가 외쳐졌다. 푸른 눈이 곱게 휘었다.

“고, 고마워요 여러분!”

환해지는 방 안에서 라이브라 인원들과 레오가 환허게 웃었다. kk가 레오의 손을 잡아 중앙 소파에 앉혔다. 길베르트가 가져온 꼬깔모자를 머리 위에 씌우고는 멋들어지게 입을 틀어올렸다. 우수수 들어오는 음식들이 탁자룰 가득 채웠다. 커다란 케잌이 레오의 앞에 놓였다.

“어이이 음모 머리이”

재프가 레오의 얼굴을 케잌 위로 내리꽂았다.

“이게 무슨 짓이에요!!”

얼굴은 물론 옷까지 생크림 범벅이 되어버린 레오가 재프를 향해 쫑알거렸다. 귀를 손가락으로 후비던 재프가 레오의 몸을 잡아 클라우스의 앞으로 내던졌다.

“우왁!”

안전하게 레오를 잡은 클라우스가 레오를 내려주고 재프를 제외한 이들의 눈이 클라우스를 향했다.

“음.. 그게.. 레오군..”

“에, 네?”

머쓱거리며 레오를 쳐다보는 클라우스의 모습에 레오가 작은 머리통을 갸웃거렸다. 길베르트의 팔이 올라가 화이팅 포즈를 취했다.

“그.. 선물일세. 옷도 그렇게 된 김에 입고 오게나.”

쭈볏거리며 클라우스가 건넨 상자에는 제복이 들어있었다.

“라이브라에 들어오고 나서 처음으로 맞는 생일이니 좋은 걸 주고 싶었네. 그래서 초기 라이브라의 인원이 적었을 적 만들었던 제복을 다시 정립해 만들어 보았다네. 다른 단원들도 입을 것이니 걱정말고 다녀오게.”

부드럽게 이야기하는 클라우스의 말에 레오의 눈이 움찔거렸다. 푸른눈이 울먹이고 클라우스가 안절부절하지 못할 때 레오가 방긋 웃었다.

“고마워요 저때문에.. 갔다올께요!”

소매로 눈을 부빈 레오가 방을 나섰다. 힘차게 나아가는 레오의 발걸음 서리에 방 안의 이들의 입에 미소가 걸렸다. 길베르트가 한명 한명 제복을 나눠주었다.

“에.. 이걸 입으라고오?”

삐딱하게 제복을 들고 비죽이며 재프가 입을 열었다. 우거지상으로 제복을 쳐다보는 재프의 행동에 제드가 입을 떼었다.

“선배는 그런 옷은 입어보신 적이 없어서 그러신가 보군요. 하긴 선배라면 그러실 수도 있겠네요.”

“아앙?? 너 뭐라했냐? 내가 입어보지 못했을거라고오?”

한껏 얼굴을 구기며 제드에게 얼굴을 내미는 재프에 제드가 무뚝뚝하게 입을 열었다.

“네. 선배처럼 쓰레기같이 사시는 분께서 입으셨을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그렇게 못마땅하게 보시는 것도 입는게 두려워서 아니십니까.”

“너말이야! 나를 뭐로 보는거냐! 입을 수 있거든!”

바득바득 이를 갈며 옷을 들고 가는 재프가 사라지고 길베르트가 입을 열었다.

“잘하셨습니다.”

모두의 고개가 끄덕여지고 제복을 챙겨 흩어졌다.

-

쭈볏쭈볏거리며 레오가 문손잡이에 손을 올렸다내렸다하며 망설였다. 레오의 머리 위에 자리잡은 소닉이 레오의 어깨로 내려와 볼에 얼굴을 부볐다. 한숨을 푸욱 내쉰 레오가 문손잡이를 돌려 열었다. 검은빛으로 정리되고 깔끔하게 맞아떨어지는 제복들이 방에서 웃었다. 저마다의 목소리가 레오의 제복차림에 미사여구를 붙였다. 파티는 시작했다. 갖가지 음식들은 다시 띠뜻하게 데워져 나왔고 음료에서 술까지 마실 것도 풍족하게 등장했다. 시끄벅적하면서도 따스한 분위기가 흘러넘쳤다.

“재프는 벌써 벗어던졌군.”

“별로 기대도 안했습니다.”

재프가 술병을 쥐고 꽐라가 되어 제복 자켓을 벗어던지고 와이셔츠까지 풀어버렸다. 한심하다는 듯 제드가 각이 잡힌 채 술잔을 기울이고 스티븐이 실소를 하며 술잔에 술을 담았다. 고운 술빛이 kk와 체인의 얼굴을 붉혔다. 얼굴도 얼굴이지만 몸에 맞게 떨어지는 제복은 라이브라에게 어울렸다. 푸른눈이 기쁨으로 가득 채워졌다. 살며시 보이는 도넛의 모양새에 레오의 고개가 돌려졌다.

“클라우스씨..?”

“레오군. 지금까지 버텨줘서 고맙네. 그리고 생일 축하하네.”

나지막히 들려오는 목소리가 레오의 귀를 파고들었다. 부드러운 목소리와 손에 쥐어진 따스한 도넛, 그리고 짧지만 확실하게 친해져버린 인연들의 모습까지 레오의 눈에 박혀들어갔다. 친분의 부드러움 속에서 건네진 생일선물은 값졌다.

*

달칵

문이 열렸다. 파티의 흥겨운 냄새가 박힌 제복이 방을 데웠다. 재킷을 벗으며 레오가 방 안으로 들어섰다. 침대 위에 낙낙한 상자 하나가 이질적이였다. 걸음걸음이 상자에 다가갔다. 열리는 상자에 레오의 푸른눈도 열였다. 푸른눈은 곱게 휘었다

『생일선물은 그게 다가 아니네.
생일 축하합니다 레오군.
레오구운 생일축하해
레오군 생일 축하하네.
헹 음모머리
다음 생일엔 좋아하는 것을 먼저 말해주세요 레오군.
생일 축하해』

작은 종이에는 멋들어진 글씨체도 삐뚤빼뚤한 글씨체도 단정한 글씨체도 모두 곱게 놓여있었다. 검은빛의 제복은 달빛과 레오의 푸른눈에 검푸르게 빛났다. 레오의 몸에 걸쳐진 제복도 상자 안에 놓인 제복들도 온기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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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계 8/15 60분전력

주제: 위로


폭신폭신한 레오의 머리가 소닉의 무게에 내려앉았다. 소닉이 레오의 머리에 얼굴을 부볐다. 새파란 레오의 두 눈이 아롱졌다.

“소닉..”

잠긴 목소리에 물기가 가득했다. 흐르는 눈물이 어찌나 쏟아지는지 레오의 위에서 비가 내리는 것처럼 보였다. 어두컴컴한 방에 아른거리며 들어오는 달빛이 레오를 비췄다. 간소한 가구와 펑퍼짐한 옷, 앳 띈 얼굴까지 레오는 아직 미숙했다. 더군다나 동생이 자신 때문에 눈까지 잃었다는 사실은 레오를 괴롭혔고 레오는 미숙한 채 커버렸다.

“미셸라... 미셸라... 아.. 으...”

레오가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끌어안았다. 푸른 눈이 무릎 사이로 감춰졌다. 깜깜한 방에서 홀로 우는 레오의 모습은 소닉만이 바라봤다.

“끼이”

레오의 머리에서 내려온 소닉이 레오의 품으로 들어갔다. 부드럽게 느껴지는 온도가 레오의 몸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악몽으로 차가워졌던 레오의 손이 소닉을 붙잡았다. 차가운 온도에 소닉이 몸을 떨다 머리를 손가락에 기댔다. 부비적거리는 소닉의 머리에 손부분이 따뜻해지자 레오의 눈이 곱게 휘었다.

“고마워. 소닉..”

작은 온기가 우울할 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레오는 잘알고있었다. 따뜻하고 작지만 힘차게 고동치는 심장이 느껴졌다. 레오의 손에 전적으로 느껴지는 힘찬 고동에 레오가 소닉을 껴안았다. 작은 온기는 차갑던 곁을 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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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계 8/8 60분전력

주제: 밤하늘




시꺼먼 밤하늘이 탁했다. 푸르고 반짝이는 눈이 밤하늘을 보며 안개를 보았다. 희끄무리한 안개에 푸른 눈이 흐려졌다.

“별이 보인다면 좋을텐데...”

레오의 입에서 한마디가 사그라 들었다. 밤하늘에서 반짝이며 저마다 빛나며 별을 보던 레오에게 탁하고 안개만 보이는 밤하늘은 언제 보아도 어색한 부분 중 하나였다. 그리고 고향을 떠나 그 스스로 현존하는 카오스에 왔다는 곳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였다. 쌉쌀하게 만들어지는 미소에 레오가 자신의 뺨을 내리쳤다.

“이래서는 안돼. 미셸라에게 눈을 돌려줄 방법을 찾아야하잖아!”

발갛게 물든 볼을 무시한 채 레오가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곧 얼얼하게 올라오는 통증에 주저앉으며 볼을 감싸안았다.

“너무 세게 내려쳤나..”

볼을 문지르던 레오가 하나둘씩 꺼지는 도시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어두운 하늘 아래 높은 빌딩들과 불을 반짝이는 빌딩까지 다른 도시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었다. 고개를 돌리면 고층빌딩이 하늘을 욕심내고 또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불빛이 반짝이며 돈을 욕심냈다. 도시의 똑같은 모습은 다 같았다. 레오의 자그마한 얼굴이 위를 향했다.

“하늘은.. 달라.”

다른 도시라 할지라도 밤에 하늘에 안개가 껴있지는 않다.
다른 도시라 할지라도 도시에 인간이 아닌 이가 돌아다니지는 않다.
다른 도시라 할지라도 인간도 괴물도 아닌 것이 돌아다니지는 않다.

결국 뒤로 누워 하늘을 보던 레오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푸른빛이 반짝였다. 레오의 손가락이 눈을 뽑을 듯이 눌렀다. 강하게 들어가던 손가락이 멈추고 레오가 팔로 얼굴을 가리고 말았다.

“눈은.. 안돼.. 아무리 그래도 눈은 미셸라에게, 미셸라에게 빛을 되돌려줘야해..”

울멍거리는 레오의 목소리가 아스라이 공기를 탔다.

끼이

소닉이 레오의 품에서 나와 레오의 얼굴 옆에 자리잡았다. 축축하게 젖어가는 레오의 소매와 숨이 막히는 소리까지 귀와 눈에 선명히 잡히는 레오의 감정에 소닉이 레오의 얼굴을 감싸안았다. 작은 온기가 레오의 얼굴을 물들였다. 소닉을 잡아 안고 둥글게 웅크려지는 레오의 행동에 소닉이 얌전히 안겨있었다. 레오의 몸에서 울음소리가 끊겨나왔다. 옹송그려진 몸이 쳐지며 아래로 점점 꺼져갔다. 끊기던 울음소리가 끊기고 젖던 얼굴이 말라갔다. 품에 안긴 작은 온기를 강하게 껴안으며 레오가 점점 더 웅크려졌다.

살풋이 열린 문틈으로 가지각색의 눈들이 사라져갔다. 안쓰러움도 짖궃음도 동정도 그 어떠한 감정도 레오에게 닿지 않고 사라졌다. 소닉의 눈이 문틈에서 레오에게로 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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