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소년 4/17 전력 60분

주제: 약속








‘있잖아, 진해야. 우리 평생 함께지?’


‘응. 당연하잖아? 달래 너랑 나는 평생 함께할 거야. 그 외에는 생각한 적도 없는 걸?”


‘응. 나도. 우리 언제나 함께하자.’


‘그러자. 자, 약속!’


*


어두운 방에 쳐진 커튼 사이로 햇빛이 은은히 들어왔다. 어두워 시야가 보이지 않는 공간 속 그림자 진 공간들 사이 먼지가 부옇게 일어나 떠다녔다. 바글바글한 먼지들 사이로 탁하게 먼지 쌓인 금빛머리가 부시시 떨어졌다. 새액새액하는 숨소리가 거칠게 주변을 돌았다.


“크하.. 쿨럭”


꾸기적하는 소리가 들리듯 움직인 팔이 기침을 막아냈다. 밍기적 구겨진 몸덩이가 빡빡하게 움직였다.


“하아.. 하.. 크읏..”


헐렁한 옷 사이로 말라 비틀어진 몸이 드러났다.


쿠당!


큰소리가 나며 몸덩이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생기없는 썩은 동태눈 위로 먼지가 올라 앉았다.


“흐..하.. 달래야아.. 달래야아...”


새된 목소리가 약하게 튀어니왔다. 먼지 올라탄 눈에서 눈물이 퐁퐁 솟아났다. 먼지가 쓸려 바닥에 고였다.


“아.. 으.. 흐으..”


바르르 떨리는 손이 목을 향했다. 비틀거리는 손이 목걸이 형식의 반지를 꺼내들었다. 흐리멍텅한 눈이 반지를 보며 생기를 미약하게 뿜어냈다.


“달래야.. 약속을.. 약.. 속을..”


없는 힘을 쥐어짜낸 듯 반지를 잡은 손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숨소리가 그쳤다. 먼지 쌓인 방 안 가득 냉기가 들어찼다.

'재배소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기자기 16.05.01  (0) 2016.05.03
낮잠의 유혹 16.03.06  (0) 2016.03.06
달달하게! 16.02.14  (0) 2016.02.14
눈물 흘리게 해줘 16.01.31  (0) 2016.01.31
너에게 나를 내린다. 16.01.24  (0) 2016.01.2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