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어린시절








꼼지락 손가락이 움직였다. 작고 오동통한 손가락이 다른 손가락을 잡았다.


“와아..”


탄성이 절로 터졌다. 작은 아이가 저들의 작은 손으로 마주잡은 손이 들어왔다. 통통한 볼을 타고 흘러내린 침을 손수건으로 닦아냈다. 두 어머니의 마음 가득 충만감이 차올랐다.


“뱌아.. 푸아..”


“마아.. 마..”


살랑이는 머리카락이 형광불빛을 받으며 반짝였다. 연한 갈색머리와 진한 금빛머리가 뽀얀 아기피부에서 흐드러졌다. 가벼운 이불자락이 아래로 흘러내렸다. 알록달록한 동물모양 잠옷이 나타났다.


찰칵


두 어머니의 눈이 마주쳤다. 숨죽여진 웃음이 키득키득 들렸다. 뽀얀 아이들의 볼이 옆으로 눌리며 튀어나왔다. 카메라가 연신 소리를 내며 사진을 찍었다.


“둘은 좋은 친구 되거에요. 그렇죠?”


“그럼요. 진해랑 달래는 좋은 친구로 평샹 갈거에요. 평생지기 되겠죠.”


곱게 휘는 눈이 아이들을 향했다. 말랑말랑한 아이들의 손이 꼬옥 붙어있었다.


*


“진해야아! 노올자!”


“달래야! 좀만 기다려! 나갈께!”


고사리 손이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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