짹님이랑 연성교환

크랜나르





밝은 색의 머리카락이 빛을 받아 반짝였다. 매끈한 얼굴을 퉁퉁 부풀린 채 나르키가 제 발목을 쳐다보았다. 잔뜩 골이 난 모양새에 크랜이 한심함이 가득한 얼굴로 나르키를 응시했다. 발갛게 변한 발목은 보기만 해도 시큰거림을 자아냈다.


"정말, 이게 뭡니까. 발목을 아예 동강내지 그래요. 발모가지가 아주 그냥. 그 좋아하는 방송에 나가지도 못하고 말이죠. 아아아주 자알 하셨습니다. 예에?"


크랜이 한껏 인상을 찌푸리며 나르키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하얗게 김이 오르는 뜨듯한 수건이 나르키의 발목에 올라갔다. 발목에 느껴지는 시원함에 나르키가 눈썹을 풀어냈다. 풀어진 눈썹이며 볼의 형태에 크랜이 앙심을 담아 나르키의 발가락을 꼬집었다.


"으앗! 크래앤! 정말 나처럼 이 완벽한 미모와 능력을 가진 사람을 혼내는 건 크랜밖에 없을거야..!"


나르키의 볼을 부풀어지며 입술이 뾰족히 튀어나왔다. 물 밖에 건져진 붕어처럼 나르키의 입술이 연신 벙긋거리며 꿍얼거렸다. 자잘자잘하게 들려오는 투덜거림에 크랜의 얼굴에 음영이 졌다. 유도화가 개화했다.


"아, 아. 그. 러. 세. 요? 이거 어쩌나? 저는 나르키를 좋아하는데?"


나르키가 눈을 감고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제 상체를 뒤로 기대며 손으로 지탱했다. 크랜이 조용히 다가갔다. 유도화가 꽃잎을 펼쳐냈다.


"에에 그치만 크랜은 매일 나 혼내기만 하고오. 나같이 완벽한 미모를 가진.. 헉! 설마 이 완벽한 나르키님이 방송에 나가는 게 부러웠ㄷ..?!"


나르키가 눈을 떴다. 크랜의 얼굴이 나르키의 얼굴과 5센티 정도로 가까웠다. 눈이 마주쳤다.


"에, 크랜?"


"네, 저인데요. 그 잘나빠진 얼굴 가까이서 보니까 별로네요."


심드렁한 얼굴로 크랜이 말을 끝냈다. 덤덤한 말에 나르키가 울컥 말을 높였다.


"뭐?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이 얼굴! 얼마나 미인인데! 내 방송 보러오는 이들이 얼마나 내 이름을 부르는 줄 알아? 나르키! 나르키! 하면서! 응?! 크랜이 너무하다구!"


나르케가 연신 제 볼을 부풀렸다. 7살 먹은 아이처럼 땡깡을 부리며 크랜에게 제 말을 쏟아냈다. 말랑한 나르키의 볼이 크랜의 손에 잡혔다. 크랜이 입꼬리를 비죽 올렸다. 나르키의 볼이 좌우로 양껏 늘어났다.


"이 얼굴짝. 요 놈의 얼굴! 이 넙치같은 얼굴이 그냥!"


"으후으아아아 흐헨! 흐헨! 아하! 아하! 으아해애"


나르키가 제 팔을 바동거렸다. 나르키가 크랜의 몸을 밀어보지만 볼에 들어가는 악력에 아픔을 느끼고는 강하게 밀쳐지지 않았다. 차마 발은 사용하지 못한 채 크랜의 손에 양 볼이 잡혀 나르키의 얼굴이 흔들렸다. 크랜의 뒤에 소악마가 나타나 코딱지를 파 튕겼다. 나르키의 눈에 서운함이 몰려들었다.


츠챱


나르키의 볼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하얀 피부인지라 발갛게 물든 볼이 크랜의 눈에 더 들어왔다. 나르키가 제 볼을 감싸쥐었다. 고개를 왼쪽 아래로 살짝 숙인 나르키가 꿍얼거렸다.


"치, 어떻게 이 국보급 얼굴을 무자비하게 잡아당기는거야. 이 나르키님의 얼굴은 무척 소중한데. 체, 체, 쳇! 크랜 너무해. 너무하다구. 어떻게 이런 짓을..!"


"하아.."


크랜의 한숨에 나르키가 움찔하며 입을 닫았다. 적막한 공간에 나르키가 눈을 흘끼며 크랜의 눈치를 보았다. 크랜의 손이 나르키의 머리 위로 올라왔다.


"적당히 좀 해요, 나르키. 오늘 발목 다친 거처럼 손목 다치면 어떻게 하려구요."


크랜이 나르키의 머리를 결대로 쓰다듬었다. 눈가를 엄지손가락으로 문지르고는 손바닥으로 나르키의 볼을 감쌌다.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미열에 크랜이 손을 움직여 나르키의 볼을 살짝 부벼주었다. 볼에서 느껴지는 애정에 나르키가 제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미안, 조심할께.."


말을 마친 나르키가 제 고개를 움직여 크랜의 손바닥에 제 볼을 부볐다. 나긋하게 느껴지는 온기에 크랜이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따스한 분위기가 잔뜩 퍼지고 크랜이 제 입술을 나르키의 입술 위로 꾹 눌렀다. 말캉하니 다가온 온기에 나르키가 환하게 웃었다. 마타리꽃이 개화했다.


"크랜도 내 미모에 넘어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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