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카타케 10/01 전력 60분 
주제: 자우림 17171771 








 귓가가 붉게 물들었다. 저절로 허밍이 튀어나왔다. 손가락에 매달린 담배가 멀뚱히 연기를 뿜었다. 턱을 괸 손에 의해 볼이 눌려 튀어나왔다. 시계바늘이 느긋하게 흔들렸다.

 “우카이군!” 

 배시시 말랑한 볼에 발그레 붉은 기가 감돌았다. 색색 흔들리는 호흡이 우카이에게 흘러들어왔다. 우카이가 서둘러 타케다의 곁으로 다가섰다. 부드러운 미소가 절로 튀어나왔다. 

 “아, 선생. 어서 들어와. 뛰어왔어?”

 우카이가 타케다의 이마를 슬쩍 훑어냈다. 손에 묻어나는 땀에 우카이가 짐짓 얼굴을 찌푸렸다. 타케다가 움찔 움직이고는 우카이의 배를 슬슬 밀어 상점 내부로 들어섰다.

 “하.. 하하.. 우카이군.. 들어가요. 앉아서 이야기해요. 핳..” 술금슬금 눈치를 보며 동그란 돈을 돌리는 타케다의 모습에 우카이의 입이 흔들렸다. 타케다의 고개가 살짝 위로 향하자 우카이가 얼굴을 굳혔다. 찔끔 놀란 타케다가 조심스레 올려다보았다.

 “푸핫!” 

크게 웃어버리는 우카이의 행동에 타케다가 멈춰버렸다. 불퉁하게 튀어나오는 타케다의 입술이 붉었다. 살짝 고개 숙인 우카이가 타케다의 이마에 제 이마를 대었다. 온기가 느껴졌다.

 “우카이군! 너무해요!”

 상기된 볼로 투정을 부리는 모습에 우카이가 키들키들 웃으며 껴안았다.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타케다의 귓가를 간질였다. 푸욱 들어오는 목소리에 오소소 타케다의 목덜미에 소름이 돋아났다. 꾸욱 마주 껴안았다. 옅게 땀냄새가 섞인 체향이 흐드러졌다. 우카이가 타케다의 목덜미에 볼을 부볐다. 상점에서 걸음이 움직였다. 상기된 체온이 뜨끈하게 열을 옮겼다. 

“아, 잠. 시. 우카이군. 여기. 조금 위험..”

 멈칫 우카이가 입술을 떼었다. 붉게 물든 어깨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한숨이 튀어나왔다. 타케다가 숨을 참았다. 

 “대놓고 연애하면 안 되는걸까..” 

 타케다가 고개 숙였다. 푸욱 껴안았다. 

“그래도. 좋아해. 이건 숨기고 싶진 않아.” 

“네. 저도 좋아해요. 숨길 수도. 없는걸요.” 

조곤조곤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부드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푸딩속에 감싸진 것 같았다. 





 천사의 미소처럼 새들의 노래처럼 이토록 사랑스런 당신이 좋은걸요 어서 내게로 와요 영원히 함께해요 우리 함께라면 두렵지 않은걸요 세상에 단 한사람 당신 당신을 만나기 위해난 이 세상에 태어난 걸 알고 있나요 어쩌면 우린 예전부터 이름모를 저 먼 별에서 이미 사랑해왔었는지도 몰라요 오월의 햇살처럼 시월의 하늘처럼 그렇게 못견디게 당신이 좋은걸요 어서 내게로 와요 느끼고 있잖아요 어느새 슬픔이 사라져버린 걸 

때론 폭풍우 거센 밤에 별에서 찾아온 악마들이 우리를 갈라놓으려 할 때면 조용히 서로 마주 앉아 가만히 서로의 손을 잡고 향긋한 낙원을 떠올리지요 바람은 잦아들고 먹구름 사라지고 햇살이 따스하게 미소짓고 있네요 우리 함께 있으면 두렵지 않은걸요 악마도 지옥도 검은 운명도 아가의 살결처럼 소녀의 향기처럼 그렇게 못견디게 당신이 좋은걸요 어서 내게로 와요 다 알고 있는걸요 서로를 위해 우린 태어났잖아요 천사의 미소처럼 새들의 노래처럼 이토록 사랑스런 당신이 좋은걸요 

 자우림 17171771


다이스가 10/1 전력 60분 
주제: 범람 










 물이 범람했다. 뚝을 넘어 폭포가 되어 내려왔다. 무너진 뚝 사이로 밀려들었다. 물에 잠겨갔다. 





 어두운 방 안에서 핸드폰 화면만이 밝게 빛났다. 밝은 화면에 의해 사와무라의 얼굴이 나타났다. 단정한 얼굴이 부드러운 미소를 담았다. 설렘 가득하고 애정이 가득 담겨있었다.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한마디씩 나타날 때마다 볼이 발그레 물들었다. 애정 가득한 얼굴은 곧 착찹함를 띄었다. 내려앉은 눈꺼풀에 속순썹 아래로 그림자가 졌다. 상반된 감정이 공존되어 머물렀다. 한가득 밀려들었다. 

“스가. 좋아해. 스가. 스가. 좋아해. 코우시.”

 핸드폰을 이마에 대고 중얼거렸다. 사와무라가 핸드폰을 꼬옥 잡았다. 과도한 힘에 핸드폰이 바르르 떨렸다. 물 속에서 숨을 쉬었다. 스가와라 코우시가 나타났다. 배시시 웃는 얼굴에 눈물점이 휘어진 눈꼬리와 겹쳐졌다. 처음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보았던 어린 모습도 시간이 흘러 밤이 깊기 전 보았던 모습도 흐드러지며 겹쳐졌다. 사와무라 다이치에게 스가와라 코우시로 가득가득 차올랐다. 푸른 물이 넘실거렸다. 무너진 뚝의 흔적이 도드라졌다.

 “물 밀 듯 들어와서 범람해버린 코우시. 사랑스러운 코우시. 악동같은 코우시. 귀여운 코우시. 코우시. 스가와라 코우시. 범람해버린 코우시.” 

부드러운 미소가 풀어졌다. 동그란 눈이 깜빡였다. 따끈한 핸드폰이 발딱 눈을 떴다. 배경이 나타났다. 배시시 웃는 얼굴이 하얬다. 연한 회색 머리카락이 흐드러져 화면이 잔뜩 밝았다.


얌굿 9/25 전력 60분

주제: 교복











봄의 하늘은 맑다. 벚꽃은 흐드러지고 상큼한 바람은 살랑이며 불었다. 팔락이는 플랜카드는 시간을 느끼게 만들었다. 항시 익숙하게 느끼는 옆사람으로 느끼는 것이 아닌 타의적으로 느끼게 되는 시간이였다. 바듯이 앞을 쫒아 갔을 때처럼 어느새 뒷목을 잡혀 봄을 맞이했다.


"으음.. 츳키는 어때?"


"뭐가."


벚꽃이 하느라니 내려왔다. 배시시 야마구치의 고양이 눈매가 휘어졌다. 츠키시마가 고개를 돌렸다. 붉은 귀가 머리카락 사이에서 기지개를 폈다.


"아니 우리 졸업인거 잖아, 츳키. 3년동안. 응?"


츠키시마가 걸음을 옮겼다.


"딱히 별 다를 건 없잖아."


말과는 다르게 손 안의 꽃다발을 꾸욱 쥐는 행동에 야마구치의 얼굴 가득 미소가 담겼다.


"응. 다를 건 없네."


걸음걸음이 맞춰졌다. 느긋하게 걸음이 옮겨졌다. 하늘은 맑았고 벚꽃은 흐드러졌다.


*


"아앗!! 츠키시마!! 너 오늘마저 그러기냐!!"


밝은 주황색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방방 뛸 떄마다 시야가 위로 솟았다. 방방 솟아오르는 모양새에 츠키시마가 입꼬리를 비죽 올렸다.


"여전하네, 그 키는."


히나타의 눈꼬리가 치켜떠졌다.


"캬악! 츠키시마!"


손을 위로 뻗어 달려드는 모양새에 츠키시마가 턱하니 히나타의 이마에 손을 올렸다. 풋 짧은 비웃음이 들렸다.


"으아아! 츠키시마! 이거 놓치 못해!"


츠키시마가 고개를 돌려 외면까지 하자 히나타가 바동거리던 걸 멈추고 야마구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고개가 돌려지는 느낌에 츠키시마가 시선을 흘렸다. 야마구치가 어색하게 눈치를 보았다.


"어... 음... 츠, 츳키. 오늘은 그래도 졸업식인데 그만 하자.. 응?"


츠키시마가 입을 비죽였다. 툭 털다싶이 손을 놓자 히나타가 볼을 잔뜩 부풀렸다. 코웃음 치며 뒤돌아 가는 츠키시마의 모습에 야마구치가 살며시 웃어주며 손을 모았다. 뒤돌아 가는 야마구치의 모습에 히나타가 쭈욱 기지개를 늘렸다. 슬렁슬렁 카게야마가 나타났다.


"어 카게야마."


"응. 여전하네. 쟤네."


키들키들 숨죽인 웃음소리가 튀어나왔다. 느른한 웃음이 지어졌다.


"알아서 잘 하겠지."


"뭐 그렇겠지."


*


"츳키."


걸음이 멈춰섰다. 왁자지껄한 이야기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다. 머뭇거렸다.


"츳키. 우리 교복도 이제 못 입는데 헤어질까."


츠키시마가 단박에 눈을 찌푸렸다. 야마구치가 어색하게 웃었다.


"아니. 이제 우리는 20살 되는거잖아? 이제 마음만으로는 살 수 없는거잖아."


우물쭈물하는 말투에 츠키시마가 야마구치의 가까이에 다가섰다. 살벌한 얼굴이 다가섰다.


"정말 그렇게만 생각하는 거야? 마음으로 살면 뭐가 어때서. 교복을 벗는다고 야마구치 타다시가 아니게 되? 츠키시마 케이가 아니게 되? 아니잖아."


나지막한 목소리가 야마구치의 귀를 울렸다. 말간 얼굴이 가로등에 반짝였다.


"미안."


"아니, 됐어. 내가 확신을 못 줬다는 거니까."


손을 잡았다. 츠키시마가 야마구치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놓치 않을거니까. 너도 놓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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