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굿 9/25 전력 60분

주제: 교복











봄의 하늘은 맑다. 벚꽃은 흐드러지고 상큼한 바람은 살랑이며 불었다. 팔락이는 플랜카드는 시간을 느끼게 만들었다. 항시 익숙하게 느끼는 옆사람으로 느끼는 것이 아닌 타의적으로 느끼게 되는 시간이였다. 바듯이 앞을 쫒아 갔을 때처럼 어느새 뒷목을 잡혀 봄을 맞이했다.


"으음.. 츳키는 어때?"


"뭐가."


벚꽃이 하느라니 내려왔다. 배시시 야마구치의 고양이 눈매가 휘어졌다. 츠키시마가 고개를 돌렸다. 붉은 귀가 머리카락 사이에서 기지개를 폈다.


"아니 우리 졸업인거 잖아, 츳키. 3년동안. 응?"


츠키시마가 걸음을 옮겼다.


"딱히 별 다를 건 없잖아."


말과는 다르게 손 안의 꽃다발을 꾸욱 쥐는 행동에 야마구치의 얼굴 가득 미소가 담겼다.


"응. 다를 건 없네."


걸음걸음이 맞춰졌다. 느긋하게 걸음이 옮겨졌다. 하늘은 맑았고 벚꽃은 흐드러졌다.


*


"아앗!! 츠키시마!! 너 오늘마저 그러기냐!!"


밝은 주황색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방방 뛸 떄마다 시야가 위로 솟았다. 방방 솟아오르는 모양새에 츠키시마가 입꼬리를 비죽 올렸다.


"여전하네, 그 키는."


히나타의 눈꼬리가 치켜떠졌다.


"캬악! 츠키시마!"


손을 위로 뻗어 달려드는 모양새에 츠키시마가 턱하니 히나타의 이마에 손을 올렸다. 풋 짧은 비웃음이 들렸다.


"으아아! 츠키시마! 이거 놓치 못해!"


츠키시마가 고개를 돌려 외면까지 하자 히나타가 바동거리던 걸 멈추고 야마구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고개가 돌려지는 느낌에 츠키시마가 시선을 흘렸다. 야마구치가 어색하게 눈치를 보았다.


"어... 음... 츠, 츳키. 오늘은 그래도 졸업식인데 그만 하자.. 응?"


츠키시마가 입을 비죽였다. 툭 털다싶이 손을 놓자 히나타가 볼을 잔뜩 부풀렸다. 코웃음 치며 뒤돌아 가는 츠키시마의 모습에 야마구치가 살며시 웃어주며 손을 모았다. 뒤돌아 가는 야마구치의 모습에 히나타가 쭈욱 기지개를 늘렸다. 슬렁슬렁 카게야마가 나타났다.


"어 카게야마."


"응. 여전하네. 쟤네."


키들키들 숨죽인 웃음소리가 튀어나왔다. 느른한 웃음이 지어졌다.


"알아서 잘 하겠지."


"뭐 그렇겠지."


*


"츳키."


걸음이 멈춰섰다. 왁자지껄한 이야기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다. 머뭇거렸다.


"츳키. 우리 교복도 이제 못 입는데 헤어질까."


츠키시마가 단박에 눈을 찌푸렸다. 야마구치가 어색하게 웃었다.


"아니. 이제 우리는 20살 되는거잖아? 이제 마음만으로는 살 수 없는거잖아."


우물쭈물하는 말투에 츠키시마가 야마구치의 가까이에 다가섰다. 살벌한 얼굴이 다가섰다.


"정말 그렇게만 생각하는 거야? 마음으로 살면 뭐가 어때서. 교복을 벗는다고 야마구치 타다시가 아니게 되? 츠키시마 케이가 아니게 되? 아니잖아."


나지막한 목소리가 야마구치의 귀를 울렸다. 말간 얼굴이 가로등에 반짝였다.


"미안."


"아니, 됐어. 내가 확신을 못 줬다는 거니까."


손을 잡았다. 츠키시마가 야마구치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놓치 않을거니까. 너도 놓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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