멮 10/31 전력 60분

주제: 돌아오다





주황색 등불이 밤하늘을 밝혔다. 어린아이들은 저마다 가지각색의 옷을 입은채 입을 모아 사탕을 받아가고 어른들은 웃음을 지우지 않은 채 온갖 간식거리를 나눠주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누군가가 지붕 위에서 쳐다보았다. 반개한 눈이 지나가는 이들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없나.. 결국... 결국..!”

금새 눈물로 가득찬 눈동자가 눈꺼풀 사이로 사라졌다.

“거짓말쟁이... 오늘은.. 돌아오는 날이라고 했으면서..!”

볼을 따라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내었다.

“모두.. 모두... 모두 보고싶어..!”

얼굴을 무릎에 묻고 잔잔히 어깨가 흔들렸다. 웅크려진 몸체에 살풋 그림자가 졌다.

“에반..”

곱게 웃음지은 메르세데스가 에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에반 울지마. 이렇게 왔잖아?”

“아직 애기구나 에반.”

“다시 갈까?”

“에반, 아직 어리네?”

환하게 웃음 짓는 이들의 모습에 에반의 얼굴에 다시 눈물이 아롱졌다.

“으으... 모두...”

울먹거리며 눈물이 턱 아래로 내려오자 에반의 앞에 서있던 영웅들의 표정에 당황이 서렸다.

“어어.. 에반? 왜 우는거야? 응?”

“에반? 울지마, 응? 으어아 더 우는거야?”

“에에에에반??? 울지마 뚝! 뚝!”

“에반?! 뚝! 울지마, 뚝뚝!!”

연신 손을 버둥거리며 울지말라는 말들에 에반이 배시시 웃었다. 남은 눈물이 눈꼬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보고싶었어요.”

에반의 말 한마디에 영웅들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지어졌다.

“우리도, 보고싶었어. 무척이나.”

저마다의 굳은살 박힌 손이 에반의 머리카락을 휘저었다.

“남겨놓고가서 미안했어.”

“너만은 살리고 싶었거든.”

“너는 아직 어리니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

““소중한 아이니까.”

한명씩 나오는 그 말이 종국에는 모두의 입에서 나왔다. 한마디 한마디마다 가득 들어있는 애정에 에반이 행복을 가득 담아 웃음을 지었다.

“형들이랑 누나들이랑 나도.. 나도 너무 소중해요.”

눈, 코 그리고 볼까지 발그레한 에반의 얼굴에 영웅들이 미소지었다.

““슬퍼하지마.””

영웅들의 모습이 사라졌다. 개화했던 에반의 얼굴이 바르르 떨리더니 눈물 한방울이 떨어졌다.

“슬퍼하지.. 않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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