멮 12/26 전력 60분

주제: 행복






햇빛이 반짝였다. 살랑이는 바람결에 나뭇잎이 흔들렸다. 커다란 파라솔이 그림자를 만들었다. 파라솔 크기보다 조금 작은 원형 탁자에 올망졸망 머리들이 모여있었다. 얼굴 가득 미소가 가득했다.

“정말이지 지각을 일삼는다니까?”

“너무 그러지 마, 나이 많은 이들이 많잖아? 푸후후.”

얼굴을 좌우로 저으며 말하는 은월의 말에 프리드가 곱게 웃었다. 에반이 발을 동당거리며 버터쿠키를 집어먹었다.

“으갸갸갸 날씨 조오타! 돗자리 깔고 한숨 자고싶다.”

“돗자리 챙겨오지 그랬냐, 팬텀. 네가 챙겨왔으면 나도 낮잠이나 한숨 청했을텐데.”

“어라? 내가 언제 빌려준대?”

장난기 가득한 팬텀의 말에 루미너스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얼굴을 이상하게 늘이며 팬텀이 약을 올렸다. 루미너스가 팔을 뻗었다. 팬텀이 탁자에서 멀어지고 그 뒤를 루미너스가 쫒았다.

“정말이지, 어쩜 저렇게 힘이 남아돌까..”

“그게 저 녀석들 나름의 우정이잖아? 저렇게 뛰놀다가 오겠지 뭐.”

한심하다는 듯 메르세데스가 팬텀과 루미너스를 쳐다보았다. 아란이 시원스레 웃으며 메르세데스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았다.

“아, 아프리옌이다!”

“미르도 옆에 있네.”

“저 멀리서도 눈에 띌 정도로 많이 컸네?”

아프리옌과 미르의 모습이 점점 다가왔다. 강한 바람과 함께 내려앉았다. 아프리옌과 미르가 탁자 가까이 다가왔다.

“꾸얽!!”

팬텀이 아프리옌의 다리에 얼굴을 박았다. 요상스런 비명에 모여있던 이들이 어깨를 부들거렸다. 살금살금 터져나오는 웃음소리에 팬텀이 제 입술을 비죽였다.

“으씨.. 그만 웃어!”

발갛게 변한 제 코를 부여잡으며 팬텀이 의자에 몸을 맡겼다. 루미너스가 그 뒤를 잡았다.

“이봐 팬텀? 나랑 할 이야기가 있지 않았던가?”

입술만 끌어올려 웃는 루미너스의 모습에 팬텀이 어색하게 웃었다.

“하, 하하.. 루미너스..?”

루미너스가 팬텀의 옆구리를 노렸다. 손가락이 현란하게 움직이며 간지럼을 피웠다. 팬텀의 몸이 꿈틀거렸다.

“으하하하 자자잠깐 으항항 마법 걸어논거는 으히히 바, 아하 반칙!! 으하항”

눈물까지 흘리려는 팬텀의 얼굴에 루미너스가 얼굴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루미너스의 손이 멈췄다.

“아, 이제 오나보다.”

마나에 익숙한 이들의 고개가 한 곳으로 몰렸다. 팬텀이 탁자 위로 늘어졌다.

파앗

하얀빛과 함께 여러 인물들이 나타났다.

“여어, 왔어? 검은마법사아?”

“이야 검은마법사잖아?”

“크 검은마법사랑 군단장들이잖아?”

“왔네? 지각쟁이들이네에.”

능글맞은 목소리들이 섞였다. 검은마법사가 머리를 쥐어잡았다.

“휴.. 그만해라..”

검은마법사가 제 로브를 벗으며 의자에 앉았다.

“깔깔깔 검은마법사 깔깔.”

힐라가 환하게 웃으면서 의자에 앉았다. 힐라가 탁자를 치며 윳는 바람에 탁자가 덜걱거렸다. 매그너스가 흐느적거리며 의자에 몸을 의지했다. 손으로 머리를 슬슬 긁더니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매그너스의 상체가 탁자 위로 쓰러졌다.



매그너스의 상체가 팔에 놓여있었다.

“어, 카이저네? 이야, 역시 매그너스 보모!”

“하.. 보모 아니다만. 매그너스 적당히 해라. 오기 전까지 누워있어서 어떻게든 끌고 왔는데 또 엎어지려는 거냐. 대체 그 놈의 성격은 어떻게 되먹은 거냐. 그래가지고 잘도..”

카이저가 매그너스를 붙잡고 잔소리를 계속했다. 반복적인 잔소리에 고개를 저은 이들이 시선을 돌렸다. 매그너스가 정신을 놓기 시작했다. 검은빛이 나타났다. 데몬형제가 모습을 나타냈다. 동글동글한 눈매가 탁자 위의 쿠키에 꽂혔다. 의자에 앉은 둘이 쿠키를 향해 손을 뻗었다. 똑같은 손을 동시에 움직이는 모습에 작게 웃음소리가 들렸다.

“자자, 마시면서 먹어. 목 멕힌다.”

아란이 차를 건네주고 메르세데스가 쿠키를 형제 가까이에 놓아주었다. 에반이 데몬형제를 보며 눈을 빛냈다.

“우앗!”

오르카가 제 발에 걸려 넘어졌다. 검은 구체가 떠올랐다. 구체가 점점 커지더니 오르카로 변했다.

“으으 정말이지, 왜 계속 넘어지는 거야.”

“오르카, 그렇게 빨리 가니까 넘어지지. 그리고 넘어질 때마다 정령으로 변하지마. 그 이유도 있어서 계속 넘어지는 거야.”

“치..”

오르카가 볼을 부풀리고는 의자에 몸을 놓았다. 스우가 제 고개를 저으며 탁자로 향했다.

“여, 정령남매 왔어?”

팬텀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오르카가 맞서 손을 흔들고 스우가 목례를 했다.

“흠.”

“우왁!!”

루미너스가 어깨를 움츠렸다. 나온 비명소리에 팬텀이 히쭉 웃었다.

“여어 루미너스으 비명이 참 구수한걸?”

“패앤터엄..!!”

팬텀이 날새게 도망가고 루미너스가 제 로드를 꺼냈다. 팬텀이 멈춰서고 루미너스가 팬텀을 향해 걸어갔다.

“여전하구만, 저 둘은.”

“아 구와르 왔어?”

“.. 진작부터 있었다만..”

“아, 하핫.. 미안..”

아란이 어색하게 웃으며 사과를 하고 구와르가 고개를 저으며 탁자 가까이로 움직였다.

“쉭!”

“이 소린..! 아카이럼이다!”

“허허.. 벌써 많이 모였구려.”

아카이럼이 제 수염을 쓰다듬으며 나타났다. 커다란 뱀이 걸어가던 아카이럼을 제 몸에 태우고 재빠르게 다가왔다. 어지러웠는지 아카이럼이 몸을 비틀거렸다.

“거 나이도 많은 노인이..”

은월이 고개를 저으며 아카이럼을 들어 의자에 눞혀놓았다. 팬텀의 울음 섞인 웃음소리가 가득 울려퍼졌다.

“어머, 팬텀과 루미너스는 관계가 저렇게 고착되었나 보네요?”

“이피아? 저 둘은 이미 글러먹었다네. 가실까요, 아가씨?”

“이봐! 반레온!!”

반레온이 이피아의 손등에 작게 키스하며 이끌었다. 팬텀과 루미너스가 화를 내려다가 이피아가 반레온의 팔짱을 끼자 입술만 비죽였다.

“아아아 정말이지 날씨 너무 좋은거 아니야?”

“놀러가자!”

“물놀이 가자!!”

“가까이에 강 있던거 같았는데 강에 가요!”

“오오 놀러가는거야? 그걸 원했다구!”

시끌벅적하지만 다정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미르가 아프리옌의 목에 제 얼굴을 비볐다.

“있죠, 아프리옌. 이게 행복한거죠?”

“그래. 이게 행복이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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