멮 전력
주제: 하늘





하늘이 맑았다. 햇빛이 풀잎을 간질였다. 푸르고 녹빛으로 가득찬 벌판에 탐스러운 검은빛이 서있었다. 살랑이는 머리카락이 바람결을 타고 휘청였다.

“카이저...”

아릿한 말소리가 바람에 흩날렸다.

‘매그너스.’

매그너스의 눈이 선명해졌다.

“카이저?!”

부드러운 웃음을 지은 카이저가 매그너스의 손을 잡았다.

“울지마라. 네가 울면 내가 슬프다.”

카이저의 입술이 눈물이 가득한 매그너스의 눈 위로 내려앉았다. 매그너스의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아.. 카이저...”

“그래.. 매그너스. 쉬이.. 울지마라.”

카이저가 매그너스의 몸을 끌어안았다. 매그너스의 얼굴이 눈물로 엉망이 되었다. 잘게 도닥이는 카이저의 손끝이 떨렸다.

“카이저... 카이저카이저카이저...”

매그너스의 입에서 연신 카이저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카이저의 얼굴이 씁쓸해졌다. 카이저의 손이 매그너스의 얼굴을 잡았다.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닦아준 카이저가 매그너스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살풋 닿았다 떨어지며 간지러운 버드키스에 해가 구름 사이로 숨어들어갔다. 부드러운 분위기가 카이저와 매그너스의 주변을 돌아다녔다. 순간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구름 사이로 해가 숨었던 것과는 비교가 되지도 않게 어둡고 습해졌다.

“매그너스. 미안하다.”

아릿하게 웃은 카이저가 매그너스의 이마에 입술을 내렸다.

“매그너스. 너를 귀이 여긴다.”

카이저의 입술이 매그너스의 눈 위로 내려앉았다.

“매그너스 너를.. 사랑한다.”

카이저의 얼굴이 매그너스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카이..저?”

점점 환해지는 카이저의 얼굴에 매그너스가 다급히 카이저의 옷자락을 쥐었다.

“쉬이.. ”

카이저가 매그너스의 손을 쥐었다.

카이저의 다리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매그너스의 손이 카이저의 손을 뿌리쳤다.

“카이저!!”

다급한 손짓이 카이저를 잡았지만 손이 허공을 맴돌았다. 카이저의 입술이 매그너스의 입술에 내려앉았다. 카이저가 사라졌다. 어두컴컴하던 하늘이 금새 밝아졌다. 멍하니 주변을 돌아보는 매그너스의 눈이 헛돌았다. 푸르고 녹빛이던 벌판은 누렇게 변했다. 파랗던 하늘에 균열이 일었다.

챙그랑!!

하늘이 깨졌다. 산산조각나는 파란 하늘과 누렇기만한 주변의 상황에 매그너스의 몸이 스러졌다. 매그너스의 몸이 웅크려졌다.

“카이저... 카이저카이저카이..저..!!!”

-

“카이저!”

매그너스의 상체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미지근한 방 안의 온도에 매그너스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집 안을 돌아다녔다.

“아.. 아... 카이저.. 카이저...”

허망한 매그너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흘러내리는 눈물이 매그너스의 얼굴을 뒤덮었다.

“카이저... 너는.. 어째서..! 그렇게..!!!”

매그너스의 몸이 웅크려졌다. 바르르 떨리는 매그너스의 몸이 왜소했다. 마알간 햇빛이 창문을 타고 들어왔다. 파랗기만 한 하늘에서 하얀 구름이 동당거렸다.

'메이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프 15.10.24  (0) 2015.10.24
또 다른 갈래 15.10.17  (0) 2015.10.17
망각 15.09.26  (0) 2015.09.26
바라는 것 15.09.12  (0) 2015.09.12
기억은 15.08.29  (0) 2015.08.2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