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스가 5/28 전력 60분
주제: 경계






사와무라 다이치와 스가와라 코우시는 경계선을 오가고 있다.

“스가.”

“아, 다이치!”

스가와라가 사와무라를 보면서 배시시 웃었다. 사와무라가 척척 걸어오며 도시락통을 흔들었다. 스가와라가 도시락통을 꺼내고는 사와무라의 가까이에 들어올렸다.

“짜잔! 이번에 완전 매운 양념 발견해서 반찬 만들어왔다!”

“엑?!”

사와무라가 잔뜩 당황해서는 뒷걸음질쳤다. 스가와라의 얼굴에 장난기가 맴돌더니 씨익 미소를 지었다.

“다. 이. 치?”

“하.. 스, 스가.. 오늘은 아사히랑..”

스가와라가 사와무라를 향해 뛰어갔다. 사와무라가 기겁을 하며 뒤로 뛰어갔다.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아.. 다이치랑 스가네. 스가가 매운거 싸왔구나.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 다이치.”

아즈마네가 코를 슬쩍 부비고는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잠시간의 침묵 후에 아즈마네가 도시락을 달랑달랑 들고 복도를 지나쳤다.

“다이치랑 스가는 언제 사귀려나. 아, 이미 사귀는 건가? 그치만 아직 아닌거 같던데.. 잘 모르겠네.. 뭐 언제가 됐든간에 사귈테니까.”

타닥타닥 뜀박질 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

“으..”

사와무라가 제 입을 부여잡았다. 붉게 물들어버린 입술에 스가와라가 숨죽여 웃었다.

“키.. 키킥.. 다이치크크크”

스가와라가 물을 마시고는 건네주었다.

“자, 다이치. 여기 물.”

“응..”

사와무라가 물을 마시고는 제 도시락을 다시 먹기 시작했다. 우물우물 볼이 부풀자 스가와라가 밥을 먹다 시선을 돌렸다.



스가와라의 손가락이 사와무라의 볼에 닿았다. 동그란 눈이 마주쳤다.

“에, 에. 다다다다이치 미안!”

“어어어어 아니아니아니 괜찮아, 스가!”

슬쩍 붉어진 얼굴에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어색한 침묵 가운데 도시락이 점점 비워졌다. 도시락이 비워지고 옅은 바람이 흩어졌다. 침묵이 편해지기 시작했다.

“스가.”

“응.”

속눈썹이 팔랑이며 그늘을 만들었다. 몽그라한 하늘에 햇빛이 짱짱하게 기지개를 폈다.

“들어갈까.”

“들어가자.”

손이 깍지가 껴졌다.

*

“스가!”

“다이치!”

스가와라가 사와무라의 품에 안겼다. 포옹이 꾸욱 이어졌다. 사와무라의 손이 스가와라의 머리를 부볐다.

“저기, 선배. 주장이랑 스가선배 사귀는 사이에요?”

아즈마네가 어색하게 볼을 긁었다. 히나타의 고개가 갸웃거렸다. 쫑긋쫑긋 귀들이 움직이며 슬금슬금 부원들이 모여들었다.

“맞아요. 선배들 사귀는 사이에요?”

“이미 사귀는 사이 아니였어?”

“응. 나도 이미 사귀는 사이인줄 알았는데.”

“아하하.. 글쎄..”

아즈마네가 사와무라와 스가와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부원들의 고개도 돌아갔다. 사와무라나 스가와라가 환하게 웃으며 장난을 쳤다. 사와무라의 손이 스가와라의 볼을 잡아눌렀다. 부부 뾰족히 솟은 스가와라의 얼굴에 사와무라가 크게 웃었다.

“애매하지 않아?”

“확실히요..”

부원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즈마네가 입을 떼었다.

“나도 잘 몰라. 둘은 글쎄. 경계에서 오가는 게 아닐까?”

부원들의 얼굴에 물음표가 떠다녔다. 아즈마네가 피식 웃고는 가장 가까이에 있던 히나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자 쟤들은 냅두고 연습하자.”

“오오스.”

아이들이 흩어졌다. 아즈마네가 사와무라와 스가와라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정말. 경계를 넘어설거면 빨리 넘어서라구.”

스가와라가 사와무라의 배에 손날을 날리고 뒤를 돌아갔다. 은근히 붉어진 귀에 사와무라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았다. 조금은 결단이 서버린 얼굴이 나타났다.

*

밤이 올라섰다. 환하게 올라선 달이 가로등 불빛을 잡아먹었다.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갈림길이 나타났다.

“다이치. 잘가.”

“...”

스가와라가 고개를 돌렸다.

“다이치?”

사와무라가 스가와라 가까이에 다가섰다. 스가와라의 눈이 커졌다.

“스가.”

사와무라의 손이 스가와라의 볼을 잡았다. 가벼이 올라선 손에서 따스한 체온이 스가와라의 볼을 데웠다.

“스가. 우리. 경계를 넘어볼까.”

사와무라의 얼굴이 스가와라의 얼굴 가까이에 다가섰다. 코가 부딪쳤다.

“경계 넘어도 되? 내 마음은 정했어. 스가는?”

스가와라의 입술이 오물거렸다. 이어지는 침묵에 사와무라가 재차 입을 열었다.

“나는 스가를 좋아해. 이건 친구의 감정이 아냐. 사랑한다고 말할 수도 있어. 왔다갔다하던 경계를 나는 아예 넘고싶어. 스가에게 닿고 싶고, 만지고 싶어. 스가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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