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스가 7/23 전력 60분
주제: 첫새벽
형광등이 흔들렸다. 눈이 깜빡여졌을 뿐이였다. 눈동자 초점이 흐렸다. 창문 가득 밤하늘이 가득했다.
“하아..”
스가와라가 제 얼굴을 부볐다. 검은 양복이 거추장스러웠다. 팔이 걸리적거렸다. 향내가 흐드러졌다. 매캐한 향에 코가 매웠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스가.”
“다이치?!”
사와무라가 부드럽게 웃으며 스가와라를 쳐다보았다. 사와무라가 자연스레 스가와라의 옆자리를 차지했다. 부드러운 얼굴에 스가와라의 눈꺼풀이 살랑였다.
“다이치? 진짜 다이치야?”
“그럼. 당연히 진짜지. 내가 그럼 누구라고 생각한거야?”
스가와라가 눈을 껌뻑였다. 눈시울이 붉었다. 스가와라의 입이 뻐끔거렸다.
“아.. 으.. 하, 으으.. 다, 이치이.. 다이치이..”
스가와라가 눈을 눌렀다. 볼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사와무라가 스가와라를 자애롭게 쳐다보았다. 두 손 가득 물기로 젖었다.
“아.. 아.. 다이치... 다이치.. 다이치.. 왜.. 다이치..”
“응, 스가.”
스가와라가 고개를 숙였다. 내려진 어깨가 애처로이 떨었다. 사와무라가 빙그레 웃으며 앞을 쳐다보았다. 향내가 가득했다.
“스가.”
“흐으..”
형광등이 바스라졌다. 깜빡이는 눈동자가 눈물로 가득했다. 스가와라가 사와무라를 쳐다보았다. 듬직한, 고등학생 시절부터 10년은 봐온 얼굴이 웃었다. 사와무라의 손이 스가와라의 눈 밑을 쓸었다. 눈물이 흘렀다.
“미안, 코우시. 같이 있어야 하는데, 내가 미안해. 우리 둘밖에 없는데.”
새벽이 밝아왔다. 스가와라가 덜덜 떨리는 입술을 열었다.
“아, 아.. 아냐.. 다이치.. 아냐. 아냐.. 다이치, 안돼. 제발.. 제발 다이치..”
바르르 떨리는 스가와라의 몸을 사와무라가 껴안았다. 스가와라의 눈에서 눈물이 연신 흘렀다. 사와무라가 눈을 반쯤 감았다.
“사랑해, 코우시. 정말. 정말 사랑해. 네가 행복하길 바래. 사랑하는 나의 코우시.”
붉고 하얀 햇빛이 밤을 잡아먹었다. 사와무라의 형체가 흐려졌다. 매운 향이 가득 아지랑이졌다. 사와무라가 스가와라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붉어진 눈이 시렸다. 눈물점이 도드라지는 눈 밑과 오똑한 콧망울 그리고 붉은 입술까지 입술이 닿았다. 사와무라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약한 소리가 금새 사라졌다.
“아, 아.. 다이치..”
“사랑해, 코우시. 사랑해. 사랑해. 내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 코우시. 행복해, 마지막 소원이야. 나의 코우시. 나의 코우시. 부디 행복해.”
“아아.. 다이치.. 나도, 나도.. 나도 사랑해..”
사와무라가 사라졌다. 새벽이 밝았다. 흐드러지는 햇빛이 스가와라의 뒤를 밝혔다. 하얀 복도가 햇빛으로 물들었다. 스가와라가 제 앞을 더듬거렸다. 의자는 차가웠다. 꽈악 쥐어진 손이 힘줄이 돋아났다. 더듬던 손가락에 무언가 걸렸다. 동그란, 투명한 것이 잡혔다. 단단하고 옹골진 것에 스가와라가 꼬옥 잡고 울며 웃었다.
“하, 하.. 다이치, 정말.. 사랑해 다이치.”
스가와라가 작은 것에 입을 맞췄다. 사와무라의 품에 안긴 느낌이 들었다. 눈물이 떨어졌다. 햇빛은 창문을 가득 끌어안았다.
사와무라 다이치가 죽은 후 처음으로 맡는 새벽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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