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큐/다이스가] 아스라히 16.07.30
다이스가 7/30 전력 60분
주제: 아지랑이
사막 판타지 au에 가깝습니다 :3
아지랑이는 피어오르고 환각이 일어나니 머리가 어질거렸다.
살금거리는 발걸음은 아지랑이와 엇갈려 흔들렸다. 들판은 대지가 있어야 피어올랐다. 갇힌 들판은 대지를 향해 도망쳤다. 아지랑이는 들판이 되고 싶었다.
사막의 모래바람은 까슬였다. 하얀 천옷은 몸을 가리고 얼굴을 가렸다. 나타난 눈은 굳건한 대지와도 같았다. 모래바람에 퍼덕이는 옷자락이 하얀 아지랑이를 만들었다.
“모래폭풍이 오겠군.”
바르르 떨리는 낙타의 속눈썹이 퍼덕거렸다. 사와무라는 주섬주섬 짐을 풀었다. 마른 연료를 통해 불이 천천히 피어올랐다. 바드득하며 하늘은 어두워졌다. 순식간에 바뀌어버린 낮밤은 온도마저 바꾸어버렸다. 싸늘한 공기에 사와무라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별이 반짝였다. 어두운 밤하늘 가득 별이 촘촘히 박혀 빛났다. 모래는 따뜻했다. 푹푹 들어가는 모래를 퍼내고 사와무라는 몸을 집어넣었다. 별이 흐드러졌다.
*
더위는 아지랑이를 만들어냈다. 햇빛이 내려와 모래를 잔뜩 붉혔다. 뜨거운 열기에 모래에서부터 차오르는 아지랑이가 머리 끝까지 차올랐다. 낙타는 느릿한 걸음을 계속 옮겼다. 적막하던 사막이 하얀 아지랑이가 도드라졌다. 하얀 아지랑이는 점점 움직이고 흐드러져 사와무라를 향해 다가왔다. 뜨거운 햇빛을 막는 옷을 입지도 않고 가무잡잡한 얼굴도 아닌 하얀 모습이 피어올랐다.
“아.. 누구?”
멈춘 걸음은 사와무라를 응시했다. 광할한 사막은 지평선을 갈라놓고 하얀 햇빛은 쨍하게 울었다. 노랗고 갈빛 도는 모래 위로 하얀 맨발이 올라앉았다. 사와무라가 눈을 크게 뜨고 낙타에서 내려왔다. 집에 들어있는 여분의 신발을 꺼낸 사와무라가 머쓱하게 입을 열었다.
“사막에서 맨발로 걸으면 안되니 일단 이걸 신는게 낫겠소.”
멀뚱히 쳐다보는 모습에 사와무라가 무릎을 굽혔다. 하얀 발을 쥐고 신발을 신겼다. 부드러운 피부에 사와무라가 얼핏 미간을 찌푸렸다.
“어떻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사막에서 그러고 다니다건 약탈자에게 걸리는 건 물론 그대로 가다가 탈수로 죽을지도 모르네.”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에 사와무라가 제 이마를 잡았다. 하얀 손가락이 닿았다.
“아..”
흐드러지는 꽃잎이 펼쳐졌다. 알록달록한 꽃잎이 팔랑이고 물소리가 울렸다. 텁텁한 모래내음이 아닌 향긋한 꽃내음과 생그러운 향에 사와무라의 눈이 커졌다. 아래로 쭉 뻗은 버드나뭇 가지가 살랑이고 위로 솟은 나뭇가지는 낭창거렸다. 본 적 없는 황홀경이 피어올랐다. 잡아챈 손목과 함께 사막이 나타났다. 방긋 웃는 그 얼굴에 사와무라가 미간을 찌푸렸다.
“대체.. 이건.”
모래가 흩날렸다. 검은 옷이 흐드러졌다.
“하. 잘 못 주운건가....”
환도가 흐드러졌다. 부딪치는 쇠가 창창하게 울렸다. 사막의 모래 위로 피가 흐드러졌다. 아지랑이가 흐드러졌다.
“이, 름은..”
방긋 웃는 얼굴에 눈물점이 도드라졌다.
“아?”
들판이 흐드러졌다. 닿은 손을 타고 얼굴이 도드라졌다. 웃는 얼굴이 사와무라의 눈 가득 차올랐다.
“스가와라. 스가와라 코우시.”
하얀 손가락이 저를 가르켰다. 고개가 갸웃거렸다.
“그래. 당신 이름. 스가와라 코우시.”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가락이 사와무라를 향했다.
“사와무라 다이치. 나는 사와무라 다이치.”
스가와라의 얼굴이 하늘을 쳐다보았다. 사와무라가 고개를 들었으나 하늘은 햇빛으로 가득했다. 품이 가득 찼다. 향긋한 풀내음이 났다. 사막의 아지랑이가 머리 끝까지 올라와 시각을 채웠으나 상큼한 풀내음이 코를 채웠다. 사막의 아지랑이가 들판이 되기 위해 준비했다. 준비물이 마무리 지어졌다.